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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4개월 아기 엄마랑 유치장 생활

이용식

입력 : 2001.06.21 20:23|수정 : 2001.06.21 20:23


◎앵커: 생후 4개월된 아기가 유치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참 딱하게 됐습니다.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엄마등에 업혀 유치장문을 나서는 소영이. 생후 넉달된 소영이에게는 경찰서 유치장이 보금자리입니다.

소영이는 지난달 17일 유치장에 들어왔습니다. 엄마 윤모씨가 사기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입니다.

<윤모씨(소영이엄마) "죄값을 받는것은 당연한데, 변제받지못한 분들께 죄송하고 무엇보다 애기한테 가장 미안해요">

건설중기업을 하던 윤씨부부는 지난 97년말 한파속에 2억여원의 빚을 지고 부도를 냈습니다.

이에 낙심한 남편은 지난해 집을 나갔습니다. 남은 친척이라곤 75살된 친정어머니뿐입니다.

친정어머니는 이미 일곱살과 두살된 윤씨의 두딸을 맡고있어 소영이까지 키울수 없었습니다.

소영이는 낯을 가리지않고 사람들을 잘따라 경찰들로부터 사랑을 독차지하고있습니다.

경찰관들은 틈틈이 소영이를 사무실로 데려와 바깥바람을 쐬주고 함께 놀아줍니다.

<김창수(제천경찰서 수사과) "피의자가 애를 봐줄 수 있는 가족이 없어서 우리가 도와주고 있습니다.">

젖병을 삶고 보리차를 끓여주는것은 구내식당 주인몫입니다. 여성계를 비롯한 사회단체회원들은 기저귀와 분유를 보내왔습니다.

문제는 14개월 뒤부터입니다. 태어난지 18개월이 지나면 엄마와 떨어져 살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소영이는 비록 유치장이지만 엄마와 함께 있는 지금은 걱정이 없습니다.

SBS 이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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