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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변당한 '공권력'

김민표

입력 : 2001.06.17 20:04|수정 : 2001.06.17 20:04


◎앵커: 동대문 경찰서의 정선모 서장이 어제(16일) 민중대회의 시위를 진압하다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공권력이 크게 봉변 당한 꼴입니다. 김민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제(16일) 오후 5시쯤 , 민중대회를 마친 시위대가 종로 5가 사거리에서 경찰의 제지를 받았습니다.

<정선모(동대문 경찰서장) "학생여러분 조형물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조형물을 제거하지 않으면 공권력으로 제거하겠습니다.">

곧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선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가 뒷걸음질 치던 정선모 서장의 목덜미를 잡아 챘습니다. 정 서장은 순식간에 바닥으로 넘어졌습니다.

시위대의 기습 공격으로 머리를 다친 정 서장은 인근 서울대학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경찰의 비디오 채증결과 정서장을 쓰러 뜨린 사람은 민주노총 간부 박 모씨로 밝혀졌습니다.

<박 모씨 "얘기하고 따지고 싶어서 뒤에서 팔을 잡았는데 (서장의)자세가 불안정해서 보기에 심각한 폭력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우연적인 측면이 아주 많다고 봅니다." >

병원에 입원한 정 서장은 외부 충격으로 판단력과 집중력에 장애를 일으키는 외상성 기억상실증으로 판명됐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광옥 비서 실장을 보내 정 서장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고 쾌유를 기원했습니다.

이무영 경찰청장도 병문안한 자리에서 정복을 입고 현장을 지휘하던 서장에 대한 폭행은 묵과할 수 없다며 불법 폭력시위는 엄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오늘 정서장을 폭행한 혐의로 민주노총 간부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SBS 김민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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