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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속..가는 정, 오는 정

김우식

입력 : 2001.06.14 20:32|수정 : 2001.06.14 20:32


◎앵커:경기도 연천의 한 가뭄현장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3년전 수해때 연천 군민들의 도움을 받았던 이웃 경기도 의정부시 주민들이었습니다.

테마기획 김우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98년 여름 도시 전체가 거대한 물바다로 변한 경기도 의정부시입십니다.

당시 주민들이 수마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데는 연천군 같은 이웃 시군 주민들이 자기 일처럼 팔을 걷어부치고 복구 작업 지원에 나선 것이 큰 힘이 됐습니다.

<주민 "아주머니들 안계시면 이걸 누가 해결해요 정말 감사합니다.">

3년이 지나 이번에는 가뭄으로 타들어가는 연천에서 보은의 봉사활동이 펼쳐졌습니다. 수해 때 도움을 받았던 의정부시 자원봉사자들이 고추밭 물대기 작업에 나선 것입니다.

뜻밖의 도움을 받은 연천 주민들은 고마운 손님이 찾아와 때마침 하늘이 단비를 내렸다며 기뻐합니다.

<정영순(경기도 연천군)"저희가 다른데 가서 해드리니까 저희도 이렇게 도움을 받잖아요. 그분들이 오셔서 도와주시니까 비가 조금씩이라도 내리는 것 같아요. 더 많이 올 것 같네요">

농촌 아낙네의 그을린 얼굴에도 한동안 잊고 지냈던 웃음이 모처럼 되살아났습니다.

<봉사자 "풋고추 영글때 연락하세요?>

<홍순분(밭주인) "잡숴보시고 맛있다고 우리 고추만 사러오면 어떡하나">

<신광식(경기도 의정부시) "봉사라는 것은 돈이 많고 지위가 높고 권력이 있다고 하는것이 아니고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을때 우리보다 어려운 이웃이 조금이라도 우리 정성을 가지고 살아나게 된다면 그이상의 보람은 없죠.">

수해와 가뭄을 오가며 펼쳐진 두 이웃동네의 품앗이 봉사활동.

거대한 자연재해앞에서 용기를 잃은 이웃에게 이들이 가르쳐준 작지만 소중한 사랑은 메마른 대지를 촉촉히 적신 단비, 그 이상의 선물이었습니다.

SBS 김우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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