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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만평 산림훼손..'나몰라라'

남달구

입력 : 2001.06.11 20:14|수정 : 2001.06.11 20:14


◎앵커: 경마장 예정 부지가 파헤쳐 진 채 9년째 방치돼 있습니다. 공사가 백지화되면서 관련 기관마다 복구 책임이 없다고 팔짱을 끼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 남달구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경주시 손곡동 전 경마장 건설 예정부지입니다. 부지 선정 직후부터 사적지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논란은 9년이나 계속됐습니다.

지난 1월 이 부지가 사적지로 확정되면서 건설 계획은 백지화됐습니다. 건설 현장은 폐허가 됐습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잘려나가고 푸르던 산림은 뻘건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95년부터 3년간이나 유물을 발굴했던 현장입니다. 신라 지배층의 생활용품을 만들던 공장지대여서 귀중한 사료로 꼽혔던 현장입니다. 그런데도 흔한 안내판 하나 없습니다. 삭아가는 비닐 조각이 발굴 터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을 뿐입니다.

30여만평의 귀중한 산림만 훼손됐습니다. 울창하던 산림이 이처럼 민둥산으로 변해버렸지만 이를 책임질 기관은 아무곳도 없습니다. 문화재청은 마사회를 탓합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경주시가 관리주체가 되고 복구문제는 마사회가 응해주질 않아서 문화재 복구를 위해 정식 요구했습니다.">

240억원을 투자한 마사회는 복구비 80여억원 까지 떠맡을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마사회 관계자 "법에는 우리가 하게 돼 있는데 확정예산을 투자했는데도 무산돼 투자지원한다는 명분이 약하지요">

경주시 역시 문화재청과 마사회가 책임져야한다는 입장입니다.

<경주시 문화재 관계자 "마사회가 경마장하기 위해 발굴했기 때문에 책임져야지요.">

기관끼리 책임을 떠넘기면서 파헤쳐진 산에서는 장마철 산사태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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