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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논..1억평이 황무지로

표언구

입력 : 2001.06.11 20:02|수정 : 2001.06.11 20:02


◎앵커: 이렇게 저수지에 가둬놓은 물까지 말라가는데 논,밭이 성할리가 없습니다.

말라가다 못해 타들어간다는게 취재기자의 얘기입니다. 표언구 기자입니다.

○기자: 불과 열흘전에 모내기를 한 논이 바짝 말랐습니다.

그동안 해볼 수 있는 일은 다해봤지만 죽은 벼포기를 골라내는 것이 요즘 농민들의 일입니다.

<이연희(농민)"안타깝죠. 다 이렇게 해놓고.아예 안 신었다면 포기라도 하는데 심어놓고 죽어가니까 담답하죠.">

이렇게 타들어 가는 논은 전국적으로 하루에 480여만평, 여의도의 다섯배가 넘습니다.

전체 논면적의 3.3%인 1억 4백여만평의 논이 황무지로 변했고 이중 2천4백여만평의 논에는 모내기도 못했습니다.

강원도와 경기북부지역은 이미 더이상 견딜 수 없는 상태고 경기남부와 충청도를 거쳐 전북과 경북지역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모내기 시한이 모두 끝나는 다음주까지 이상태가 계속된다면 농민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김완석 박사(농촌진흥청 기술지원국) "새끼 칠 시기가 됐습니다. 새끼 칠 시기에 물이 없게 되면 새끼 치기를 못해서 수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겠습니다.">

가뭄대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밭작물 피해는 더욱 심각합니다. 밭에 아예 씨앗을 심지도 못한 곳이 많아 파종률이 예년에 비해 채소류는 88.4% , 콩과 팥은 72%를 밑돌고 있습니다.

<김주용(농민)"이거 심으면 그냥 죽어요. 한시간안에 다 죽어요">

작물을 심었지만 가뭄 때문에 발아가 안되다보니 밭이 이렇게 황무지처럼 변했습니다.

대책본부측은 밭은 최악의 경우 다른 작물로 바꿔 심을 수도 있는 만큼 우선 논 모내기를 끝낸 뒤 밭 가뭄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BS 표언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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