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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처럼 키웠는데..."

TJB 강진원

입력 : 2001.06.10 21:47|수정 : 2001.06.10 21:47


◎앵커: 논농사만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파종시기를 놓쳤거나 한창 수확해야 할 밭작물들이 말라죽고 있습니다. 농민들의 가슴은 숯처럼 타버렸습니다. 대전방송 강진원 기잡니다.

○기자: 고추밭에 나온 어머니와 아들이 한숨만 짓고 있습니다. 이미 절반가량은 줄기며 가지가 말라버렸고 열매는 파랗게 변해 오그라 들었습니다.

살 수 있는 것이 있나 살펴보지만 살아남은 고추도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갑순/충남 금산읍) 농부int "자식처럼 잃어버리는 거나 한가지지. 다 우리가 먹고 살고 할 건데, 살리지도 못하고 죽었으니...">

5백평 넓은 마밭은 씨를 뿌릴 때와 달라진 게 없습니다. 밤새 물을 길어 날랐지만 요즘 한창 크게 자라야할 마는 생장을 멈췄습니다.

<(김윤자/충남 논산시) "비가 안 오니까 마가 싹을 못 내려서 아예 안 올라오는 상태지요">

물이 논에 우선 공급되다 보니 경사지에 주로 파종된 마늘, 담배도 말라죽은 게 대부분입니다.

물이 없어 콩과 참깨는 아예 심지도 못하고 있고 충남에서만 2천여 헥타르 밭이 파종을 포기해야 할 판입니다.

밭에 물을 대기위해 웬만한 개울마다 호스를 연결시켜 놨습니다. 그러나 개울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물줄기는 약해지고 있습니다.

이미 말라가는 개천에서 물꼬를 트려는 농부의 손길이 안타깝습니다.

현재 충남도내 밭의 경우 수분 함유율이 대부분 50%를 밑도는 메마른 상태여서 앞으로 열흘가량 비가 오지 않는다면 밭작물과 과수는 사상 유례없는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전에서 tjb뉴스 강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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