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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현충일 '유감'

김민표

입력 : 2001.06.06 20:35|수정 : 2001.06.06 20:35


◎앵커:테마기획입니다. 오늘 테마기획은 현충일을 맞아서 우리 모두가 현충일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지키는 지 살펴봤습니다. 김민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오전 10시, 호국선열에 대한 묵념 싸이렌이 울렸습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경건하게 고개를 숙여 추모의 예를 갖추는 시민들. 그러나 싸이렌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기자} "사이렌 울릴때 묵념했어요?"
{시민} "아뇨, 울린 줄도 몰랐어요.."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 앞은 추념식이 열린 내부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입니다.

{상인}
"(사이렌이 울린지)모르겠어요. 꽃팔려다 보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같은 시각 대전 현충원입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골프장이 나타납니다. 추념식장의 싸이렌 소리가 들릴 법도 하지만 골프채가 연신 허공을 가릅니다. 심지어 군이 운영하는 계룡대 골프장도 추모 분위기와는 거리가 멉니다.

지도층 인사들의 태극기 게양 실태는 엉망이었습니다.

민주당 중진 K의원 집에는 하루종일 태극기가 내걸리지 않았습니다. 같은 당 중진 H의원이 사는 고급 빌라에서도 국기 모습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바로 옆 아파트 단지에서는 70% 가량이 정성껏 조기를 단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한나라당 중진 L의원이 사는 빌라에는 정문 입구에 15세대를 대표해 조기 한개만 게양됐습니다. 그것도 경비원이 달았습니다.

{경비원}
"우리가 대표적으로 앞에(달았어요. 집집마다 게양대)시설이 안 돼서.."

집집마다 조기를 내걸어야 하지만 이 의원의 집에는 게양대마저 없다는 것입니다. 취재진이 여, 야 중진급 의원 13명의 집을 취재한 결과 모두 8명의 집에 태극기를 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 현충일을 공휴일로 지정한 참뜻을 곱씹어보게 합니다.

SBS 김민표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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