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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만든다더니

남승모

입력 : 2001.06.04 20:24|수정 : 2001.06.04 20:24


◎앵커: 서울시내 한 구청이 공원조성 사업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구청이 규정의 허점을 이용해 업자측만 두둔한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남승모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서울시내 한 아파트 바로위에 있는 공사현장입니다. 표지판에는 공원을 만들고 있다는 문구가 선명합니다.

그러나 공원은 전혀 조성되지 않고 높이 15M의 대형 주차타워만 세워져 있습니다. 이웃 골프장 고객들을 위한 주차장입니다.

주민들은 속았다며 강력히 반발합니다.

<유원석(주민)"진짜로 공원공사하는줄 알고 시끄러운 소음을 다 참아가면서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주차장을 짓는 거에요. 저게">

허가를 내준 서대문 구청은 속인것이 없다고 항변합니다.

<구청직원" 현재 (공사)하고있는 골프연습장 부설 주차장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구청이 관련 규정과 절차의 헛점을 교묘히 이용했다는 의혹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먼저 공사 승인권한을 갖고 있는 서울시 공원위원회 심사위들에게 주민들의 반대가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 위원 "민원없다 그랬죠. 여기서도 민원이 있으면 저희가 승인을 안해주죠. 민원이 있는 사항을 왜 해주나요. 안해주죠">

그렇다면 주민들은 왜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을까?

현행 규정상 구청장의 최종 승인이 난 뒤에야 공람공고를 하도록 돼 있어 주민들이 공사 내용을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구청 관계자 "민원이 아무것도 없었죠. 주민이 뭘 하는지도 모르는데 민원이 있을리가 없죠,">

뿐만아닙니다. 주민들이 공사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신문공고에서도 구청측은 주차타워를 설치한다는 내용을 전혀 알리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구청이 업자편에 서서 주민들을 우롱했다며 공사를 즉각 중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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