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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목타는 들녘

김범주

입력 : 2001.06.03 20:05|수정 : 2001.06.03 20:05


◎앵커: 더위도 문제지만 가뭄은 치명적입니다. 논바닥은 갈라졌습니다. 하천도 메마른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목타는 평야에 모내기는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김범주 기자입니다.

○기자: 가뭄에 바싹 마른 경기도 연천의 평야지대입니다. 모내기가 벌써 끝나 초록빛이어야 할 논바닥이 아직도 황토빛으로 가득합니다.

애타는 농민들은 물이 보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필사적으로 호스를 밀어넣어 보지만 그마저도 차츰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말라붙은 논바닥을 둘러보는 농부의 어깨가 한없이 무거워 보입니다.

3월 이후 내린 비는 예전의 3분의 1 수준인 90mm 정도입니다. 따라서 가뭄이 심한 중부지역의 저수지들은 절 반을 겨우 채우고 있습니다. 충청지방의 심장인 충주호마저 끝없는 가뭄을 이기지 못하고 하얀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섬처럼 솟아오른 저수지 바닥에는 물위에 떠 있어야 할 배 한척이 기우뚱 놓여있습니다. 강줄기는 흔적만 남아서 바닷가 백사장같은 강바닥이 그대로 펼쳐져 있고 더위를 피해 찾아든 일가족은 강이 흘러야 할 다리 밑을 차지했습니다. 가뭄에 수위가 낮아진 한탄강에는 생활하수와 오폐수만 흘러들어 강물이 새카맣게 변해버렸습니다.

중부지방의 모내기 적기는 늦어도 6월초까지지만 아직 모내기를 하지 못한 논이 경기도와 충청북도 그리고 강원도에만 백 2십만 5천여평에 이릅니다. 모내기는 겨우 마쳤어도 물이 모자라 생육에 지장을 받는 논도 9백여만평에 이릅니다. 기상청은 이달 중순이 되야 비로서 비다운 비가 올 것으로 전망해 농민들의 마음도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SBS 김범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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