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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버림받은 아이들

곽상은

입력 : 2001.05.23 20:44|수정 : 2001.05.23 20:44


◎앵커: 이혼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입니다. 이혼이 급증하면서 자녀들의 고통과 충격을 현실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해졌습니다. 곽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시내의 한 보육원입니다. 올해 8살인 혜원이는 3년전 남편과 이혼한 엄마가 재혼을 하면서 이 보육원에 맡겨졌습니다. 혜원이 엄마는 다섯밤만 지나면 데리러 오겠다고 약속해놓고 벌써 3년이 넘도록 소식이 없습니다.

<혜원(8살):"엄마랑 같이 있었으면.. 엄마 보고 싶어요">

이곳 보육원에 살고 있는 77명의 아이들 가운데 혜원이처럼 부모가 이혼하거나 재혼하면서 버려지듯 내맡긴 아이들은 29명이나 됩니다.

<부청하(상륙보육원장): "우리나라에는 법률으로나 정서적으로 아직까지도 남의 자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재혼해서 키우고 싶어도 못 키워 가지고 이런 고아원으로 아이들을 많이 맡겨지는 형편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이혼한 부부는 12만쌍 가운데 70%이상이 어린자녀가 있었던 것으로 통계청 조사결과 집계됐습니다.

이혼가정의 자녀들이 받는 고통은 또 있습니다. 특히 여성이 전남편의 아이를 데리고 재혼 할 경우 아이는 새아버지의 호적에 들어가지 못하고 성도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최광석(변호사): "현행 친족상속법은 부부의 혈통주의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부모가 이혼을 하거나 또는 아버지가 사망했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아버지 성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재혼할때 7살 미만의 상대방의 자녀를 친양자로 입양할수 있게한 친양자법은 여전히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혼이 급증하는 현실 속에서 이혼가정의 아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사회적,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SBS 곽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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