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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새끼참새의 날개짓

이홍갑

입력 : 2001.05.20 20:39|수정 : 2001.05.20 20:39


◎앵커: SBS 건물 틈에 둥지를 튼 참새가족들 소식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만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이 잘 자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콘크리트 건물 틈에서 어떻게 잘 자랄 수 있는지 이홍갑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알을 깨고 나온 새끼 참새는 하루가 다르게 커갑니다. 태어난 지 닷새만에 가늘게 눈을 뜨고 일주일이 지나자 날개의 깃털이 자라납니다. 날개는 물론 머리에서 척추까지 털이 돋았고 먹이를 먹는 동작도 아주 민첩해졌습니다.

하루에 애벌레 5백여마리를 먹어치우는 새끼 참새들은 둥지 안에서 날개짓을 하며 날아갈 준비가 한창입니다. <이정우(박사): "곤충을 먹여 키우는 새는 성장 속도가 빨라 2주 정도 자라면 난다" >

SBS 빌딩 창틈의 둥지에서 이렇게 참새들이 태어나고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것은 바로 옆, 여의도 공원 때문입니다. 공원이 둥지 재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벌레와 과자 부스러기같은 먹이도 풍부하게 얻을 수 있는 생태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개장한 지 3년이 지나 숲이 안정적으로 정착돼가는 여의도 공원에는 야생 조류만도 참새와 박새, 촉새 등 10여종이 넘게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야산에나 사는 멧비둘기도 찾아와 집비둘기들과 어울려 먹이를 찾습니다. 최근에는 흰뺨 검둥오리가 공원 연못에서 새끼 열마리를 나서 키우고 있는 모습까지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이정우(박사 조류전문가):흰뺨 검둥오리라든가 멧비둘기 이런 것들이 산다는 것은 숲이 상당히 자연 친화적으로 정착이 되어 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루에도 몇차례씩 둥지 안에서 여의도 공원을 동경하듯 바라보는 새끼 참새들은 삭막한 도심의 빌딩 숲을 뚫고 비상하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SBS 이홍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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