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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인지..수용소인지?

김유석

입력 : 2001.05.17 20:11|수정 : 2001.05.17 20:11


◎앵커:이런 대입전문기숙학원들은 대부분 수도권 지역에 몰려있습니다.

외부와 단절된 채 오로지 공부만 강요받는 환경이지만 기숙학원을 찾는 수험생들은 여전히 줄고 있지 않습니다.

김유석 기자입니다.

○기자:가뜩이나 높다란 담에는 철조망까지 설치돼 있습니다.

창문은 쇠창살로 가로막혀 있습니다.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는 안에 있는 사람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합니다.

대부분의 기숙학원들이 이런 실정입니다.

오로자 대학진학이라는 명분아래 개인적인 자유는 거의 허용되지 않습니다.

일과시간은 아침 여섯시부터 밤 12시까지입니다.

이런 생활을 봄부터 늦가을까지 감수해야만 외부세계로 나갈 수있습니다.

스스로 원해서라기 보다는 부모의 권유로 들어온 경우가 많아 답답함을 더느낀다는 것이 원생들의 호소입니다.

<원생 "아무것도 못해요. 바깥하고 아예 연락이 안돼요. 전화를 하려면 여기서 통해서, 직접 못하고요...">

숙소는 군대 내무반과 다를바 없습니다.

일과후에는 숙소로 들어가는 통로를 철제문으로 봉쇄하는 곳도 있습니다.

<원생 "밤에는 문을 잠궈요.">

<기자 "그럼 어떻게 나가요?">

<원생 "모르겠어요.">

일부 학원은 통제수단으로 체벌도 동원됩니다.

<학원강사 "점수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빠따도 주고 기합도 줍니다.">

경기도도 광주에 있는 한 대입 기숙 학원입니다.

나른한 오후에도 수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강사의 열띤 강의가 이어지지만 이를 듣는 학생들은 지친 표정이 역력합니다.

아예 엎드려 자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현재 대입 기숙 학원은 전국에 20곳이 운영되고 있고 이 가운데 85%인 17곳이 수도권에 몰려있습니다.

교육부는 90년대 초반 이런 학원들이 비인간적인 교육과 고액 수강료로 물의를 빚자 더 이상의 허가를 내주지말라는 공문을 각 시 도교육청에 내려 보냈습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 한 기숙 학원들을 필요로 하는 학부모들의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SBS 김유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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