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고무줄 유통기한

정하석

입력 : 2000.10.16 21:39|수정 : 2000.10.16 21:39


◎앵커: 수산물의 유통기한을 조작해 시중에 팔아온 가공업체들이 당국에 적발됐습니다. 수사관들이 조사해 보니까 유통기한이 무려 2년 이상 지난 해파리도 있었습니다. 정하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파주시의 한 가공수산업체입니다. 공장 한켠에 겉보기에도 지저분한 낡은 나무상자들이 쌓여 있습니다. 소금에 절인 해파리. 심한 악취가 풍겨나옵니다.

<전현수(식품의약품안전청 단속반): 라벨도 다 이렇게 훼손된 상태에서 수입일로부터 1년으로 적혀 있다고. 유통기한이 지난 상태잖아. 이걸 갖다가 이러한 식으로 지저분하게 보관을 해서...>

수입년월일 98년 1월에 유통기한은 수입일로부터 90일, 유통기한을 무려 2년 반이나 넘긴 것입니다. 회사측은 판매용이 아닌 연구실험용이라고 변명합니다.

<공장 관계자: 지났기 때문에 우리가 한 번 썰어보자. 색깔이 어떤가...>

<기자: 색깔이 괜찮으면 그냥 파는 겁니까?>

<공장 관계자: 예예...>

냉동창고에 들어가 보니 유통기한이 변조된 또 다른 수산물도 보입니다. 냉동창고에 보관된 조미장어입니다. 수입 당시 포장에 적혀있는 제조년월일은 1999년 11월입니다. 그런데 소포장으로 나누는 과정에서 제조일자가 2000년 10월로 바뀌었습니다.

이 업체는 이런 방법으로 해파리 2000만원어치와 양념장어 2400만원어치를 서울시내 유명호텔과 부페식당 등에 팔아왔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밝혔습니다. 대기업 계열사인 H상사는 덴마크로부터 수입한 냉동새우 4만kg, 2억원어치의 유통기한을 9개월 늘여 표기했다가 당국에 적발됐습니다.

회사측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김영선(H상사 (주)부장) : 냉동 수산물에 우리나라 업계에서의 유통기한은 통상 2년입니다. 그래서 해외의 생산자가 표시한 기한이라고 하는 것은 권장소비기준이지 그 기간이 지났다고 그래 가지고 냉동수산물인 이상 못 먹는 것은 아닙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렇게 유통기한을 변조하거나 기한이 지난 수산물을 팔아온 5개 업체를 적발해 오늘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SBS 정하석입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