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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위에 군림

김민표

입력 : 2000.10.16 21:27|수정 : 2000.10.16 21:27


◎앵커: 그 동안 사직동팀은 고위층 비리를 척결하는 데 앞장을 서왔지만 불법수사와 직권남용 그리고 정권의 첨병 등 부정적인 이미지도 강했습니다. 사직동팀의 지난 28년을 김민표 기자가 되돌아봤습니다.

○기자: 사직동팀은 지난 72년 당시 김연홍 내무장관이 미국의 FBI 같은 조직을 만들라고 지시해 탄생한 치안본부 특별수사대가 그 뿌리입니다.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에 대한 정보수집과 기업인들의 외화도피 등 청와대 하명사건을 내사하는 것이 임무였습니다.

특히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 등 일선수사기관에서 직접 다루기 어려운 사건을 맡아왔습니다. 그러나 사직동팀은 그 동안 정권 친위수사대가 아니냐는 시비에도 휘말려왔습니다. 집권세력에 반기를 드는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그리고 기업인들의 약점을 은밀히 뒷조사해 통치기반을 뒷받침해 왔습니다.

97년 대선정국을 뒤흔든 DJ 비자금 사건은 문민정부의 지시를 받고 사직동팀이 2년 동안 면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현 정부에 들어서도 사직동팀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옷로비 의혹사건 당시 사직동팀을 지휘하던 박주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내사보고서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진 이후 존폐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산천초목마저 벌벌 떨게 만든다던 무소불위의 사직동팀은 28년 영욕의 세월을 끝내고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SBS 김민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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