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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처방전 나돈다

이성철

입력 : 2000.10.14 21:40|수정 : 2000.10.14 21:40


◎앵커: 의료계 폐업 후유증이 여전합니다. 가짜 처방전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성철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오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 있는 모 약국에 30대 중반의 남자가 찾아왔습니다. 이 남자는 경기도 하남시의 모 의원 명의의 처방전을 보여주며 고가의 혈압약을 다량 구입했습니다. 그러나 이 처방전은 가짜로 확인되었습니다.

<김경오(약사): 주민등록증과 나이가 비슷한 젊은 사람이 와서 처방전과 의료보험증을 내고 바쁜 시간중에 와서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이 처방전을 얼핏보면 진짜 같지만 구리시 일대 약국에서 사흘 전에 발견된 가짜 처방전입니다. 대한약사회 자체 조사 결과 한 남자가 이런 가짜 처방전을 수십 장 갖고 다니며 이 일대 약국 20곳에서 혈압약을 15일분씩 모두 300일분을 조제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김경오(약사): 처방전에 대한 내용들이 허술합니다. 여기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약사회의 수사의뢰를 받아 조사에 착수한 경찰은 용의자가 고가의 약을 싼 값에 사들인 뒤 되팔아 차액을 남기려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용의자가 가짜 의료보험증을 보여주며 낸 돈은 전체 약값 중 본인 부담금 30%에 불과해 이를 되팔 경우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약이 시중에서 밀거래된다는 사실은 의약분업의 근본취지를 무너뜨리는 것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합니다.

SBS 이성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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