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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권총 강도

이홍갑

입력 : 2000.10.12 21:38|수정 : 2000.10.12 21:38


◎앵커: 장난감 권총을 들고 은행을 턴 외국인이 붙잡혔습니다.

◎앵커: 이 사람은 실제 권총인양 장난감 권총을 마구 휘둘러 댔지만 은행 직원들은 이 위기의 순간에 침착하고 예리했습니다. 이홍갑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오후 농협 독산동지점. 흰색 운동복 차림에 모자를 눌러쓴 20대 외국인이 은행 안으로 들어옵니다. 갑자기 은행 창구 뒤로 돌아 들어온 이 남자는 권총을 꺼내들고 행원들을 위협해 한쪽으로 몰아 세웁니다.

권총을 마구 휘두르며 창구에서 874만원을 빼앗아 종이가방에 담습니다.
범인이 돈이 든 종이가방을 들고 급하게 은행을 빠져 나가자 은행 직원이 창구를 넘어 뒤쫓습니다. 불과 1분여 만에 수백만원을 훔쳐 달아나던 범인은 장난감 권총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추격한 은행 직원들에게 500여 미터를 달아나다 붙잡혔습니다.

<유동렬(농협 독산동지점 계장): 범인이 나가면서 총을 계속 겨누는 데 유심히 봤어요. 제가 가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장난감 총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용의자는 페루 출신 28살 호세 디아즈 씨로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디아즈 씨는 지난해 9월 관광비자로 입국했으나 돈이 떨어지자 페루에 있는 가족들에게 돌아갈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호세 디아즈(용의자): (페루에) 아기 있어요, 와이프 있어요., 돈 없어요.>

경찰은 디아즈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범인을 끝까지 추격해 붙잡은 은행 직원들을 포상할 계획입니다.

SBS 이홍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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