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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짓고 보자

박병일

입력 : 2000.10.11 21:36|수정 : 2000.10.11 21:36


◎앵커: 미분양 사태를 빚고 있는데도 무작정 짓기만 한다. 이 런 이해 안 되는 일을 서울시 도시개발공사가 지금 하고 있습니다. 박병일 기자가 취재했습니 다.

○기자: 서울 상봉동에 있는 신내 테크노타운, 도시개발공사가 157억원을 들여 지난 해 10월에 완공한 아파트 형 공장입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나도록 34개 공 장 중 16개 공장만 계약됐을 뿐 건물 절반이 비어 있습니다.

<이은필(입주업체 사장): 우선 제일 작은 평수 가 80평 이상이다 보니까 공간이 너무 커서 그 리고 분양을 하다보니까 나중에 되팔 때 잘 팔 릴 것 같지도 않고 그래서...>

가장 작은 게 84평, 대부분은 100평대로 분양가 만 5억원대에 달합니다. 중소기업들로써는 입주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공장 관리인: 나라가 제대로 잘 돌아가면 왜 이 공장이 안 나갔겠습니까?>


그러나 불황 속에서도 민간업체가 지은 아파트 형 공장들은 모두 분양됐습니다. 감사원도 도시 개발공사가 사업성에 대한 사전 검토가 없었다 고 지적했습니다.

<이재창(한나라당 의원): 미수금액이 89억 정도 되고 그로 인해서 이자손실이 한 40여 억 정도 이렇게 본다면 사실 자금 운용면에서 보면 아 주 큰 문제죠.>

이런 상황에서 도시개발공사는 또 다시 이곳 신트리 택지개발지구안에 모두 200억원을 들여 12층짜리 아파트형 공장을 지을 계획입니다. 소 규모 벤처기업들을 위해 짓는다면서도 분양규 모는 여전히 50평 이상 100평짜리가 대부분입 니다.

공사측에 따른 사업성 검토는 주변 공장 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가 전부. 그런데도 여 전히 큰소리입니다.

<오준엽(도시개발공사 건축계획처장): 분양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거죠. 저희는 거의 준공시점 에 분양을 하기 때문에 분양은 됩니다.>

<기자: 100%요?>

<오준엽(도시개발공사 건축계획처장): 네.>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아파트형 공장. 일단 짓고 보자는 안이하고도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서울시 도시개발공사가 나라 돈을 축내고 있습 니다.

SBS 박병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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