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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도 중단

정군기

입력 : 2000.10.11 21:31|수정 : 2000.10.11 21:31


◎앵커: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대우자동차가 급기야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 리고 있습니다. 찬바람이 불고 있는 대우자동차 공장을 정군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요즘 대우자동차 사원들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고 있습 니다. 지난 달 사무직 사원들의 월급이 끊긴 데 이어서 이달부터는 생산직 사원마저 월급을 받 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곳 부평공장을 비롯해 군산 창원공장 직원 1만 7000명의 체불된 임금 은 900억원, 최종 출고라인의 텅빈 모습이 극심 한 운영난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그러나 곳곳에 붙은 비장한 플래카드, 오늘도 월급이 나온다는 소식은 없었지만 이곳 부평공장 직원들은 묵묵 히, 그리고 열심히 일에만 몰두했습니다. 10분 휴식시간, 작업 중에는 떠오르지 않았던 생계 걱정이 가슴을 짓누릅니다.

<김경영(조립 1부): 막막합니다, 당장 써야될 거, 공과금 내지는 우리가 필수적으로 생활에 들어갈 돈이 있는데 그게 안 나오니까...>

<민찬형: 입사해 가지고 지금 현재 23년이 됐 습니다. 이래 처음 당해보는 일입니다, 앞이 캄 캄합니다.>

협력 업체들의 사정은 더욱 급박합니다. 자금난 에 허덕인지는 이미 오래고 일부 업체들은 도 산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공장 부근 상가들도 완 전히 활력을 잃었습니다. 점심시간에도 식당에 는 손님이 없습니다.

<강오선(음식점 종업원): 대우자동차 직원들이 저희집 주고객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대우자동 차가 잘 안 돌아가 가지고 타격이 심해요. 그래 서 거의 놀다시피 하거든요.>

사원들은 교대 근무를 줄이고 돌아가면서 휴가 를 다녀오는 등 스스로 임금삭감에 나섰지만 운영난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임원 135 명은 오늘 일괄 사표를 내고 비장한 각오로 회 사 살리기에 나섰습니다.

대우차와 당신을 사랑 한다. 공장 벽 가득 쓰인 사원들의 가족 편지가 더욱 커보이는 대우차의 오늘입니다.

SBS 정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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