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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로 변한 농경지

송성준

입력 : 2000.10.10 21:37|수정 : 2000.10.10 21:37


◎앵커: 경남 하동 화력발전소의 석탄재처리장 제방이 붕괴되면서 바닷물이 농경지를 덮쳐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인재라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송성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무너진 제방 사이로 석탄재가 섞인 잿빛 바닷물이 흘러 넘칩니다. 석탄재를 운반하는 철제 파이프는 엿가락처럼 휘고 제방 옆 콘크리트 도로도 무너져 내렸습니다. 제방은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뒤틀리고 움푹 패였습니다.

오늘 사고는 22만평에 달하는 석탄재 처리장의 제방을 높이는 공사를 하다가 제방 100여 m가 무너져 일어났습니다. 오늘 사고로 석탄재 처리장에 가두어 두었던 바닷물 수백만톤이 인근 마을 농경지를 덮쳤습니다. 50만평 규모의 농경지는 바닷물이 계속 흘러들어 호수로 변했고 염분 때문에 최소한 5년 이상은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됐습니다.

발전소에서 10여 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의 농업용수로에도 바닷물이 들어와 뿌옇게 변했고, 붕어와 전어, 치어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 지역 환경단체들은 이미 3, 4개월 전에 누수현상이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강봉조(공해추방협회 하동지회장): 수중모터를 가지고 펌핑을 해서 올리고 있더라구요. 그 부분에 물이 샜는데 그 부분이 저희들은 공해쪽, 환경쪽에서만 일을 하다 보니까 그게 둑이 터지지라는 생각을 안 했는데 그 지역이 터진 거예요. 그런 걸로 봤을 때는 인재로 밖에 볼 수가 없는 거지.>

더구나 한전측은 제방 보완공사중에도 바닷물을 만수위에 가깝게 저장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입니다.

SBS 송성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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