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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 없앤다

고철종

입력 : 2000.10.10 21:34|수정 : 2000.10.10 21:34


◎앵커: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의 셔틀버스 운행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로서는 편리한 공짜 버스지만 소매상인과 버스업계는 손님을 뺏겨서 도산의 위기까지 걱정해야 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합니다. 고철종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서구의 대형 할인점 앞, 줄지어선 셔틀버스와 이용객들로 항상 북새통입니다.

<이고은(할인점 고객): 좌우지간 동네 수퍼 같은 데는 안 가요. 여기로 오지, 일단 편하잖아요, 문 앞까지 왔다 문 앞까지 가니까 편하잖아요.>

정류장마다 빼앗긴 시내버스는 도로 한복판에다 손님을 내려놓습니다. 부천시도 셔틀버스 천국입니다. 동네 구석구석 다니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쇼핑 고객뿐만 아니라 출퇴근 손님까지 태우고 다니는 셔틀버스 이용객은 하루 2만명. 버스업계는 하루 영업 손실이 1000만원을 넘는다고 아우성입니다.

<문병권(부천 소신여객 전무): 무료로 운행이 되다 보니까 사실 버스요금을 내면서 겹치는 노선에서 탈 사람이 없어요.>

셔틀버스 행렬에 부근 재래시장과 소형 수퍼마켓들도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시장 상인: 차를 갖다가 동네로 이렇게 운영을 하기 때문에 여기 있는 손님을 다 뺏어가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장사가 안 돼요, 아주. 인터뷰: 시장이 다 죽었어요.>

업계 자율로 줄이기로 했던 이와 같은 셔틀버스는 올 초에 전국적으로 1900대에서 최근에는 2500대로 급증했습니다. 부산시 전체의 시내버스 운행대수와 같은 숫자입니다.

정부와 국회는 과도한 셔틀버스 운행이 관련업계의 도산뿐만 아니라 과소비까지 조장한다고 보고 운행금지를 추진중입니다.

<강인섭(한나라당 의원): 민주당과 우리 한나라당이 공동으로 발의해서 이번 정기국회에 반드시 통과시키려고 합니다.>

그러나 셔틀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당장 불편해지게 됐습니다. 대형 유통점들 또한 유통시장 개방에 맞서는 국내 업체의 손발을 묶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SBS 고철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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