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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통 언제까지

김유석

입력 : 2000.10.09 21:33|수정 : 2000.10.09 21:33


◎앵커: 외래진료가 중단되면서 어쩔 수 없이 응급실을 찾은 환자와 가족들은 열악한 환경에 없던 병도 생길 지경이라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김유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응급실에 있는 환자들의 가장 큰 고통은 바로 수면입니다. 24시간 내내 불을 밝히는 응급실의 사정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들은 제대로 눈을 붙일 수가 없습니다.

<암환자 보호자: 오히려 집에 있을 때보다 더 기운이 없고 잠을 통 못 자니까 환자가 탈진되요. 집에 있으면 잠이나 푹 자는데...>

식사도 스스로 해결해야 하고 곳곳에 아픈 사람들 뿐이라 환자들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습니다. 그래도 가벼운 증상의 환자는 하루 이틀만 버티면 되지만 장기치료를 해야 하는 암 환자들은 하루 빨리 입원실로 올라가게 해달라고 통사정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엄했습니다.

<기자: 입원실로 몇 분이나 올라가시죠?>

<의사: 파업 안 할 때도 못 올라가요.>

운이 좋아 입원을 해도 곧 절망감에 사로잡힙니다.

<기자: 왜 그렇죠?>

<의사: 그때는 병실이 부족해서 그렇고 지금은 병실은 비어 있는데 의사가 부족하니까.>

<암환자: 어떻습니까? 오늘 뭘 먹었습니까? 대답하기도 전에 우리가 물어보려고 하면 벌써 저만큼 나가 있어요. 한 번은 얼토당토 않은 소리를 해서 무슨 과 교수냐고 물어봤더니 알레르기과 교수래요. 너무 없으니까 그냥 한 사람에 하나씩 붙여놓았대요.>

이 환자는 결국 제발로 퇴원했다가 병세가 악화돼 응급실로 실려왔습니다. 어느 환자 보호자는 끝내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환자 보호자: 아주 죽겠어요. 억장이 무너지려고 해요.>

SBS 김유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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