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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만에 금

정희돈

입력 : 2000.10.01 21:02|수정 : 2000.10.01 21:02


◎앵커: 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한 남자 마라톤에서 에티오피아의 게자네 아베라가 2시간 10분 11초 기록으로 우승했습니다. 오늘 마라톤 금, 은, 동메달은 모두 아프리카 선수들이 차지했습니다. 정희돈 기자입니다.

○기자: 시드니의 강한 바람과 가파른 언덕길도 22살의 에티오피아 청년 아베라의 꿈을 꺾지 못 했습니다. 아베라는 초반 팀동료 톨라와 2위 그룹 앞에서 뛰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보치와나의 티아포 모사의 뒤를 쫓았습니다.

아베라는 30km 지점을 3명의 선수와 함께 선두그룹으로 통과하는 데 성공합니다. 35km. 이제 선두는 아베라와 동료 톨라, 그리고 케냐의 애틀랜타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와이나이나 3명으로 압축됐습니다.

37km 부근, 중간에 있던 톨라가 힘에 부친 듯 뒤따라 오던 아베라에게 앞서 가던 와이나이나를 쫓아가라고 손짓을 합니다. 바람개비처럼 돌고 있던 아베라의 발놀림에 힘이 더욱 들어갑니다. 결국 39km 지점에서 아베라는 와이나이나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향한 힘찬 질주를 시작합니다.

아베라는 와이나이나를 20초 차로 따돌린 2시간 10분 11초로 1위로 골인해 11만 관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에티오피아가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기는 지난 68년 멕시코대회 윌드에 이어 32년만의 일. 아베라는 자신을 이끌어주느라 3위가 된 톨라를 얼싸안으며 감사의 뜻을 전달합니다.

60년대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을 이룬 맨발의 영웅 아베베 비킬라의 뒤를 이어 에티오피아 마라톤의 건재를 알린 아베라. 이제 무명의 그늘을 벗어나 새천년 첫 올림픽 금빛 월계관의 주인공으로 탄생했습니다.

SBS 정희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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