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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가 사라진다

이현식

입력 : 2000.10.03 21:19|수정 : 2000.10.03 21:19


◎앵커: 한우 사육마리 수가 갈수록 줄어들더니 요즘 농촌축사가 텅 비어버렸습니다. 한우사육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축산농가들, 이현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우로 유명한 경북 영천의 한 마을. 쇠고기 시장 개방에 맞서 한우 사육시설을 대규모 기업형으로 바꿨지만 빈 축사만 늘어날 뿐입니다. 한우 100마리를 키울 수 있도록 1억원을 넘게 들여 지은 축사에 남은 것이라고는 닭 한 마리뿐입니다.

<이기운(영농법인 대표): 내가 지금 송아지를 입식해 가지고 이게 과연 다음에 팔 때 본전이나 챙기겠나 하는 생각에 입식을 못 하는 거예요. 그것도 입식할 돈도 없고...>

석 달 뒤 쇠고기 시장이 전면 자유화 되면 산 소까지 수입됩니다. 호주산 소값은 한우의 반값밖에 안 돼 한우값 폭락이 불보듯 뻔하다는 게 농민들의 우려입니다. 이러다 보니 한우사육을 포기하는 농민이 늘어나 지난 97년 말 273만마리였던 한우는 올 연말에는 162만마리로 40%나 줄어들 전망입니다.

<김호원(한우 사육농민): 송아지 있는 줄 알면서도 우리가 도축을 하는게 왜 그러냐 하면 아시다시피 한 3개월 후면 수입고기가 들어오잖아요. 들어온다고 하니까 불안하니까...>

정부는 거세를 통한 육질 고급화, 다산 후 장려금제 등을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농민들은 현실을 모르는 정책이라며 외면하고 있어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SBS 이현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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