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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에 환경호르몬

이민주 최대식

입력 : 2000.10.04 21:25|수정 : 2000.10.04 21:25


◎앵커: 아이들이 자주 가지고 노는 고무풍선에 인체에 매우 해로운 것으로 알려진 환경호르몬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민주, 최대식 두 기자가 집중 보도합니다.

○기자: 풍선을 입으로 불거나 빠는 어린이들. 유치원이나 미술학원, 패스트푸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유치원 교사: 되게 많이 쓰기도 하고, 많이 장식도 하기도 하고, 풍선에 대해서 되게 아이들이 친근감 느껴 해요.>

SBS 취재팀은 이렇게 어린이들이 흔히 갖고 노는 풍선이 과연 안전한지를 알아보기 위해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과 함께 키스트 즉,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성분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조사대상 풍선은 시중 문구점과 대형 매장에서 판매 중인 국산 세 가지와 수입산 7가지 제품을 합쳐 모두 10가지 종류. 국산 풍선의 경우 세 가지 제품 모두에서 DOA로 불리는 환경호르몬이 2000에서 7000여 ppm까지 검출된 것을 비롯해 환경호르몬이 세 가지씩이나 나왔습니다.

7개 수입품 가운데서도 멕시코산 두 종류를 빼고는 모두 환경호르몬이 검출
됐습니다. 특히 타이완산 수입 풍서는 DBP라는 물질이 무려 2만 5000여 ppm이나 나왔습니다. 풍선의 경우 우리나라에는 환경호르몬 허용치가 아직 없지만 유아용 젖병의 경우 환경호르몬을 비롯한 유해물질의 허용치를 2.5ppm
이하로 정하고 있어 이번에 검된 양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양희 박사(한국보건산업진흥원): 풍선 같은 게 거의 일상 저희가 매일 먹는 식품과 같은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어린 아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풍선에서 이토록 많은 양이 검출됐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성이 높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전문가들은 입에 직접 접촉하는 풍선의 특성상 입안 점막이나 침을 통해 환경호르몬이 인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합니다.

SBS 이민주입니다.

이번에 풍선에서 검출된 유해물질은 DEP와 DBP, DOA, DEHP 등 모두 4가지. 이 물질들은 흔히 환경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내분비계 장애물질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들 물질이 이 풍선에서 나온 것은 풍선을 만들 때 사용하는 가소제 때문입니다.

화공약품인 가소제는 고무의 탄력을 높여 풍선이 터지지 않고 잘 불리도록
하는 기능을 합니다. 이 물질들은 아직 인체에 대한 피해사례 연구는 없지만 동물실험에서 간종양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습니다.

<김애경 부장(소비자 문제연구 시민의 모임): 가속적일 경우는 지금 네 가지 중에서 두 가지 같은 경우 다른 나라, 일본이나 미국이나 이런 선진국에서 이미 환경호르몬 추정물질로 분리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학계에서는 특히 여성호르몬의 작용을 강화시켜 정자수를 감소시키거나 유산 또는 기형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록호(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임산부들이 이런 풍선을 입에 넣고 빨거나 했을 경우에 성기발달, 나중에 그 아이가 태어난 다음에 정자생산, 이런 것들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검출된 물질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규제대상에도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석금수(환경부 화학물질과장): 인체 정상호르몬 작용을 어떻게 방해해서 그 결과 어떤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환경호르몬이 분해되지 않고 생물 내에 축적돼 그 피해가 몇 세대에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규제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SBS 최대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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