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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콜 신화

입력 : 2000.01.21 20:00|수정 : 2000.01.21 20:00


◎앵커: 독일에서는 지금 존경받던 한 거물급 정치인의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이 큰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헬무트 콜 독일 전 총리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박진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6년 동안 최장수 독일 총리로 집권하며 조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거인 헬무트 콜, 유럽 통합을 강 력히 추진하면서 독일 뿐 아니라 전 유럽의 영 웅으로 떠올랐던 그가 이제 사법처리를 걱정해 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총리 퇴임 이후 지켜온 기민당의 명예총재직에서 물러난지 이틀만에 연방 하원 조사위원회에 소환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 데 기민당의 재정 책임자인 볼프강 펠렌시가 오늘 스스로 목숨을 끊어 기민당 비자금 스탠 들에 대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콜(전 독일 총리): 이것은 마녀사냥입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콜 전 총리는 200만마르크, 우리 돈으로 12억원 정도의 비자금을 받은 사실은 시인했지만 누가 돈을 줬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버티고 있습니 다.

<스트룩(사민당 원내총무): 콜 전 총리는 돈을 준 사람과의 약속이 국가에 대한 의무보다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 기민당에 대한 회계감사 결과 출처불명의 비자 금 액수는 콜 총리가 시인한 액수보다 5배나 많은 1000만마르크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습 니다.

이번 콜 전 총리의 몰락은 어떤 거물 정 치인도 법을 지키지 않고는 살아 남을 수 없다 는 독일 사회의 사법적 엄정함을 보여 주고 있 다는 지적입니다.

SBS 박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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