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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혼절

입력 : 2000.08.15 20:00|수정 : 2000.08.15 20:00


◎앵커: 꿈에 그리던 아들을 만나고도 흥분과 감격을 이기지 못해 끝내 혼절한 구순 노모도 있었습니다. 이 민주 기자입니다.

○기자: 제대로 설 수조차 없는 쇠약한 몸을 이끌고 아들을 보 러 나온 정선화 할머니. 혼신의 힘을 다해 아들 의 얼굴은 보기만 했지만 기력이 떨어져 한마 디 말도 꺼낼 수 없습니다.

서울법대에 다니던 20살 때와 어머니와 헤어진 아들. 늙으신 어머 니에게 물잔을 권하면서 애를 태워 보지만 어 머니는 끝내 쓰러집니다.

<조진용(70세, 북측 아들): 부탁합니다. 말 시키 지 말도록...> <예, 걱정마세요, 제가 담당이에요.> 95살 어머니는 끝내 침대에 누워 아들의 얼굴 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꿈에 그리던 어머니 와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하고 그저 걱정스레 바 라만 보는 아들의 심정은 죄스럽고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50년만에 돌아와 씩씩하게 큰절을 올리는 아들. 그러나 휠체어에 앉은 91살 아버 지는 그토록 보고 싶은 아들을 만났건만 한마 디 말은 물론 좋다는 표정조차 짓지 못할 만큼 노쇠한 상태였습니다. 일흔 가까운 아들은 그러 나 아버지가 살아계신 것만도 고마울 뿐입니다.

<임재혁(67세, 북측 아들): 아버지, 이 앞에 어 머니랑 같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아요. 이렇게 가슴이 터집니다. 아버지...> SBS 이민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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