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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0.08.15 20:00|수정 : 2000.08.15 20:00


◎앵커: 지난번 남북정상회담때 김대중 대통령을 환송하러 나 왔다가 빛바랜 가족사진을 보여주며 북에 두고 온 가족을 만나게 해 달라고 소원했던 한 실향 민 기억하실 겁니다. 그 실향민이 이번에 TV화 면으로나마 상봉을 이루었습니다. 김경희 기자 입니다.

<김인회(77세, 이산가족): 가족사진입니다. 한 번 봐 주시고 꼭 성사시켜 주십시오.>○기자: 정상회담을 위해 북으로 떠나는 대통령에게 가족을 찾 아달라고 애원했던 김경회 할아버지. 올해 77살 인 김 할아버지는 아침부터 TV앞을 떠나지 못 했습니다.

그토록 보고 싶던 동생을 만나기 위 해 형님인 82살 김인회 할아버지가 평양으로 향했기 때문입니다. 형님과 함께 가고 싶었지만 끝내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제 TV에서라 도 동생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김경회(77세, 이산가족): 저 동생하고 조카를 만나는 그걸 보고 싶어요, 그건 형님 마음이나 내 마음이나 똑같을 겁니다. 빨리 가족을 만나 는 그 장면이 자꾸 보고 싶어요, 난 못 갔지만 말이에요. 형님도 똑같은 마음이죠> 남측에서 먼저 이루어진 이산가족 상봉. 김 할 아버지는 눈물을 숨길 수 없습니다. 함께 만나 얼싸안는 가족이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 드디어 고려호텔에서 이루어진 단체상봉, 혹시나 형님 과 동생의 얼굴이 나타날까 마음을 졸이며 화 면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52년 전 17살 소년 이었던 동생은 이제 주름 가득한 68살 노인이 돼 버렸습니다. 얼굴조차 아련한 동생의 모습. 이제 김 할아버지의 소원은 어서 빨리 고향으 로 가 동생과 껴안고 펑펑 울어보는 것입니다.

SBS 김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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