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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았으면

입력 : 2000.08.16 20:00|수정 : 2000.08.16 20:00


◎앵커: 만남의 기쁨 속에서도 헤어짐을 염려해야 하는 이산가 족들. 이제라도 함께 살았으면 하는 소망을 간 절히 빌어봅니다. 표언구 기자가 전해 드립니 다.

○기자: 30대의 젊은 나이에 헤어졌던 시누이와 올케. 이제 여 든을 훨씬 넘은 나이에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 고서야 다시 만났습니다. 올케 강순학 할머니를 포옹하며 황의분 할머니는 지난 72년 먼저 세 상을 떠난 오빠를 그리워합니다.

<이남에 일찍 왔으면 오빠 한 번 보는 걸... 오 빠는 영영 가버렸는데...> 24살의 멋진 배우였던 형 박 섭 씨. 74살의 나 이가 돼서야 아우 병연 씨를 만났습니다. 지나 간 세월은 주름으로 남았고, 그 많던 머리숱은 반이나 없어졌습니다.

50년 동안 인민배우로 이 름을 날린 박 씨지만 부모에 대한 불효와 동생 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 습니다.

<박 섭(北인민배우): 어제 동생 만난 다음에 정 말 편안하게 잤구만.> <저도 그랬어요.> <박 섭(北인민배우): 한 2, 3일은 전혀 못 잤단 말이야.> <박 섭(北인민배우): 일 잘 하자, 일 잘해서 한 가족이 모여 잘 살자.> 동생이 풀어놓는 푸짐한 선물 보따리에 형은 쑥스럽기만 합니다. 그리움만큼이나 아쉬움이 남는 상봉시간. 상봉기회는 내일 한 번 더 있지 만 가족들은 벌써부터 헤어짐이 두려워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다시 만나 함께 살 수 있게 되기 를 기원합니다.

SBS 표언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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