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정치

애끓는 사모곡

입력 : 2000.08.16 20:00|수정 : 2000.08.16 20:00


◎앵커: 내일이면 벌써 이산가족 상봉 사흘째가 됩니다. 애끓 는 모자간의 그리움을 담은 계관시인 오영재 씨의 글과 어머니의 서신을 소개합니다.

◎앵커: 모든 이산가족의 아픔이 여기에 서려있습니다. 들어 보시겠습니다.

<아, 나의 어머니: 팔순이 다 된 그 나이까지 오늘도 어머님이 생존해 계시다니 그것은 캄캄 한 밤중에 문득 솟아오른 해님입니다. 한꺼번에 가슴이 차고 넘치며 쏟아지는 기쁨의 소나기입 니다. 그 기쁨 천근으로 몸에 실려 그만 쓰러져 웁니다. 목놓아 이 아들은 울고 웁니다. 땅에 엎드려 넋을 잃고 자꾸만 큰절을 합니다.> <북에 있는 내 아들에게: 언젠가 이 편지가 네 손에 갈 줄 믿는다. 언제나 편지라도 주고 받으 며 전화로라도 대화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 이 간절하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한량없 이 궁금하다. 나는 네가 늙지 말라 그랬는데 허 리도 굽지 않고 눈도 귀도 정상이니 걱정마라. 너 만날 때까지 살아 있을 터이니 몸조심하고 건강하게 만나기 바란다.

사고무침한 곳에서 고 통과 고통의 슬픔과 배고픔과 헐벗음과 이 모 든 것을 이겨냈으니 우리 모자 할말이야 여신 여해지만 만날 때까지 참아내자. 바다로 먹물 삼고 하늘로 두루마리 삼아도 다 못쓰겠다. 다 시 한 번 부탁은 술 적게 마시고 몸조심 하여 라, 남에서 엄마가 북에 있는 아들에게.>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