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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요원도 눈시울

입력 : 2000.08.18 20:00|수정 : 2000.08.18 20:00


◎앵커: 이번 이산가족들의 상봉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적십 자사 봉사요원과 호텔 직원들도 내내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보도에 이홍갑 기자입니다.

○기자: 3박 4일 간의 짧은 만남이 끝나고 또다시 이별이 찾아 온 날. 적십자 자원봉사 요원들은 끝까지 떠나 는 가족들을 대신해 남겨진 이들의 허전한 가 슴을 달래줍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모의 휠체어 를 밀고 때로는 밀려오는 슬픔에 지탱조차 하 지 못하는 이산가족들의 다리가 되고, 함께 눈 물 지은 나흘 간의 일정. 떠나가는 북측 방문단 도 그들의 말없는 봉사가 고마워 뜨거운 포옹 을 나눕니다.

<고맙습니다. 아버님이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그 동안 이산가족들과 숙식을 함께 하며 기쁨 과 슬픔을 모두 지켜봤기에 대한적십자 봉사요 원 120명 모두는 헤어진 가족들 못지 않은 서 운함에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박정희(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요원): 상처들을 조금이라도 도와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최선 을 다했어요. 그러면서 정말 상당히 보람도 많 이 느꼈어요.> 북측 방문단이 떠나간 호텔방을 정리하는 호텔 객실 담당 직원들도 만남의 흥분 때문에 밤늦 게까지 복도를 서성이던 북측 이산가족들의 모 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박해원(워커힐호텔 직원): 초조하니까 그냥 왔 다 갔다 하시더라고요. TV도 안 보시고...> 호텔에서 식사봉사를 한 직원들은 오열이 터지 는 상봉 장면을 보면 절로 눈물이 나왔다면서 다음 번에는 호텔보다는 집에서 가족들과 만나 뜨거운 정을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 했습니다.

<앞에서 울지 못하니까 뒷쪽에 가서, 주방쪽에 가서 눈물 닦고 그랬습니다.> 뜨거운 이산가족 상봉의 한쪽 곁에서 묵묵히 봉사한 여러 손길들. 남몰래 뒤돌아 눈물도 많 이 흘렸지만 또다시 이런 만남이 이루어져 다 시 한 번 봉사의 기회가 오기를 간절히 기원합 니다.

SBS 이홍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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