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큰절

◎앵커: 기약없는 이별이 못내 아쉬운 듯 북한의 이산가족들은 남쪽의 어머니 앞에 큰절을 올리며 만수무강을 빌었습니다. 김경희 기자입니다.

<어머니 건강하셔야 해요. 내가 꼭 다시 오니 까 어머니, 저를 기다려 주세요.> 언제 다시 볼 줄 모르는 어머니. 북한의 무용가 김옥배 씨는 마지막으로 큰절을 올렸습니다. 곱 디 고운 큰딸을 다시 보내야 한다니 아흔이 가 까운 어머니는 눈물이 북받칩니다. 김 씨는 그 동안 정을 나눴던 동생들의 인사를 받으며 다 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가족과 또 한 번의 생이별, 북한의 최고시인 오영재 씨는 안 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 순간을 영 원히 기억하려는 듯 가족들과 한 사람 한사람 손을 잡으며 쉽게 버스에 오르지 못합니다.

50 년 만에 이루어진 딸과의 만남이 그저 꿈만 같 다고 말했던 원로 국어학자 류 렬 씨. 힘들었던 만남이었기에 이별의 고통은 더욱 큽니다.

창 밖에서 애타는 눈길을 보내는 딸을 아버지는 눈으로 바라볼 뿐입니다. 또 한 번의 생이별을 겪고 서울을 떠나는 이들의 바람은 모두 한가 지입니다.

<류렬(北 국어학자): 다시는 분열된 이런 비극 을 빚어내지 말자. 그게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내 딸도, 내 동생들도 다 그렇게 한마음입니 다.> SBS 김경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