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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편히 잠드소서

입력 : 2000.08.19 20:00|수정 : 2000.08.19 20:00


◎앵커: 극적으로 형제를 만나고 돌아온 이산가족들은 북에 두 고 온 아들을 가슴에 묻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산소를 찾아서 눈물과 함께 소식을 전했습니다. 청주방송 황현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죽은 줄로만 알고 제사까지 지냈던 오빠 중호 씨를 극 적으로 상봉한 안중옥 씨. 어머니 산소에서 오 빠의 소식을 전하며 복받쳐 오르는 설움을 억 누를 길 없습니다. 둘째 아들 중호의 이름만을 부르며 눈도 못 감고 돌아가신 어머니.

<안중옥(55, 충북 제천시 동현동): 오빠 보고 싶어서 눈도 못 감도 돌아가셨어요. 눈을 감겨 드리면 또 뜨고 또 뜨고 몇 번을... 그거 생각하 면 이렇게 한이 될 수가 없어요.> 중호 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바치며 이제 편히 잠드시라는 말을 눈물과 함께 드립니다.

<안중옥(55, 충북 제천시 동현동): 오빠 얼굴 보세요, 어머니. 어머니가 평생토록 그렇게 보 고 싶어하던 오빠 사진 갖고 왔어요, 어머니.> 동생 정태 씨를 만나고 돌아 온 김규태 할아버 지도 날이 밝자마자 어머니 묘소에 제사상을 차렸습니다. 아들을 가슴에 묻고 돌아가신 어머 니의 한을 풀어드립니다.

<김규태(77, 충북 충주시 문화동): 이제는 이승 에서라도 근심걱정 다 놓으시고 편히 눈 감으 시고 고히 잠드소서.> 어머님 묘소를 찾아뵙지 못 하는 불효자를 용 서해 달라며 동생이 쥐어준 술. 그 술로 정태 씨를 대신해 50년 만에 절을 올립니다.

<김규태(77, 충북 충주시 문화동): 술 한 잔 따 르게 해 달라고 그러더라고요. 그게 아주 참, 내 마음에 들고 역시 불효자지만 어머니 생각 을 늘 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지고 고 마웠어요, 아주.> 끝내 북녘의 아들을 보지 못 하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 저승에서나마 기뻐하고 있을 어머니를 생각하며 북녘의 동생을 데리고 어머니 산소를 다시 찾을 날을 약속합니다. CJB뉴스 황현구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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