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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모임 봇물

입력 : 2000.08.22 20:00|수정 : 2000.08.22 20:00


◎앵커: 헤어졌던 혈육을 만나고 돌아온 이산가족들이 요즘 이 런저런 모임에 참석하느라고 바쁘다고 합니다. 내 가족과 친척들은 살아 있는지, 고향땅은 어 떻게 변했는지 간절한 궁금증을 풀려는 실향민 들의 간청 때문입니다. 정명원 기자가 보도합니 다.

○기자: 반세기 만에 꿈에도 그리던 동생과 조카들을 만나고 온 엄수찬 씨. 씨와 함께 함흥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던 동창생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북한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엄 씨를 환영하는 자리 이자 엄 씨에게 고향 소식을 듣고 싶어하는 동 창생들이 마련한 자리입니다.

<함흥농업학교가 그 자리에 있으면 그 학교에 대한 얘기 좀 해 봐.> <우리 나온 농업 전문 학교가 농업종합대학, 5 년제.> 자신들이 다니던 함흥농업전문학교가 종합대학 으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비롯해 엄 씨가 전하 는 말 한 마디, 한마디에서 고향의 모습을 떠올 려 봅니다.

엄 씨는 요즘 북한 방문을 준비하던 때 못지 않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초 등학교 동창생부터 평양소식을 알고 싶어하는 고향 사람들까지 앞다투어 자리를 마련하고 있 기 때문입니다.

<엄수찬(방북 이산가족단): 자기네 집 동생들을 두고 나왔는데 어떠냐? 그 다음에 여기에 이남 에 월남한 사람들의 대우가 어떻느냐, 이런 거 죠.> 연일 계속 되는 모임에 피곤하기는 하지만 누 구보다 그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엄 씨는 모임이 열릴 때마다 부지런히 찍어둔 사진과 꼼꼼이 적어둔 고향소식을 준비합니다. 엄 씨 뿐만 아니라 3박 4일의 비록 짧은 일정이지만 이번에 평양을 다녀온 실향민들은 이 같은 모 임과 문의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어느 새 늘어 가는 흰머리에 고향 생각과 가족 생각이 더욱 간절해지는 실향민들. 다음 번에는 자신들도 엄 씨처럼 고향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 라고 있습니다.

SBS 정명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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