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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 도둑 청설모

입력 : 2000.08.23 20:00|수정 : 2000.08.23 20:00


◎앵커: 수확을 앞둔 호두 재배농민들이 요즈음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상대는 닥치는 대로 호두를 따먹는 호두 도둑, 청설모입니다. 이영식 기자 가 보도합니다.

○기자: 따가운 가을 햇살에 하루하루 커져가는 호두열매. 올 해도 호두농사는 풍년입니다. 그러나 재배 농민 들은 호두알이 굵어지는 만큼 고민이 늘고 있 습니다. 호두를 따먹는 청설모가 요즘 크게 늘 어서 지은 호두 농사를 망치기 때문입니다.

잘 익은 호두는 청설모에게 더할나위없는 식사. 구 석구석에서 쉴새 없이 호두를 까먹습니다. 이곳 에서 생산되는 호두의 20% 가량은 매년 청설 모가 먹어 치웁니다. 도토리를 주로 먹던 다람 쥐까지 요즘은 호두에 맛을 들였습니다.

<주민: 사람을 봐도 도망도 안 가요. 말끔하니 쳐다보면서 사람을 약올리는 것 같아요. 청설모 등살에 호두 다 망가지게 생겼습니다.> 청설모의 피해가 심각하자 농민들은 호두 살리 기 위원회까지 조직해 청설모를 잡을 경우 한 마리당 5000원씩 수매에 나서고 있습니다. 농민 들도 덫을 놓고 올가미를 설치해 보지만 피해 를 막기는 역부족입니다.

마침내 포수들까지 청 설모 소탕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청설모가 번식 력이 강한데다 주로 이른 새벽에만 활동해서 잡아내기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올 가을 호 두농사가 끝날 때까지 농민과 청솔모의 숨바꼭 질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SBS 이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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