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태풍은 수확을 앞둔 농작물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습니다. 특히 지난 번 집중호우로 적지 않 은 피해까지 입었던 농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 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태풍이 강한 비바람을 뿌리며 휩쓸고 간 과수원. 누런 봉지에 싸인 배들이 우수수 떨어져 밭고랑에 나뒹굽니다. 가지가 찢어지도록 열매가 달렸던 배나무는 텅비었습니다. 강한 바람은 풋사과들 도 삼켰습니다. 탐스럽게 살이 쪄가던 사과들이 과수원 바닥을 뒤덮었습니다. 이 곳 과수원에서 는 사과와 배가 40% 가량이나 떨어졌습니다.
<이기양(농민): 10월 말, 11월 달이면 수확될 사과를 이렇게 떨어지니까 수북하게 쏟아졌으 니까 이거는 농사 완전히 망쳐버린 거죠.> 수확을 앞둔 벼이삭들도 맥없이 주저앉았습니 다. 태풍이 지나가자 농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들녘에 나와 쓰러진 벼를 서둘러 일으켜 세우 고 있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 집중호우의 상처 가 채 아물기도 전에 덮친 태풍에 농민들은 망 연자실할 뿐입니다.
<농민(충남 논산시 연무읍): 죽고 싶은 마음뿐 이 없어요. 나락을... 논을 50마지기를 하는데 50마지가 전부 다 이렇게 덮쳤으니 어떻게 살 겠어...> 이번 태풍으로 침수되거나 벼가 쓰러진 논은 6300ha. 피해를 입은 과수원은 7600ha에 이릅니 다. 특히 과수원 피해는 80%가 충남 지역에 집 중됐습니다.
풍년 농사를 한 순간에 날려버린 태풍. 자연재해 앞에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농 민들은 그저 하늘이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SBS 이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