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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안된다

입력 : 2000.09.03 20:00|수정 : 2000.09.03 20:00


◎앵커: 납이 든 꽃게와 병어, 유해색소로 물들인 참깨, 우리나 라 검역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확인시켜 준 사건입니다. 국민이 마음놓고 밥상에 앉을 수 없는 이유를 서경채 기자가 짚어드립니다.

○기자: 납꽃게에 납병어까지 요즘 국립수산물 검사소 직원들 은 휴일도 밤낮도 없습니다.

<수산물 검사소 직원: 하고 있는 것을 보세요. 지금 쓰러지겠어요.> 수입 개방으로 중국산 수산물 수입은 지난 98 년 11만톤에서 지난해 30만톤으로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검사인력은 오히려 10명이 줄었습니다. 일손이 달리다 보니 검사의 질도 떨어집니다.

정밀 검사율은 21%로 미국이나 일 본에 비해 월등히 높지만 부적합 판정비율은 고작 0.6%에 불과합니다. 검사대상만 많았지 실 속 없는 겉핥기였다는 얘기입니다. 농산물 검사 는 더 허술합니다. 보따리 상들이 중국에서 들 고 온 고추나 참깨 같은 휴대 농산물은 검역 사각지대입니다. 정식으로 수입되는 농산물도 처음에만 정밀 검사를 할 뿐 그 다음부터는 서 류 검사로 대체합니다. 무작위 검사도 무역마찰 을 우려해 축소하는 추세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직원: 자유무역주의 정신에 안맞고, (WTO)규정에 위배돼 제소당할 위험이 있다는 거죠.> 안전성 검사도 부처별로 지나치게 세분화 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사리 하나를 놓고 병해 충 검사는 농림부가, 유해성분 검사는 식품의약 품안전청이 축산물도 정육점은 농림부가 포장 육 코너는 식약청이 담당하는 식입니다.

<검역기관 직원: 일본은 우리 같은 수입국입니 다. 수입국이니까 식품위생법 하나로, 국민안전 을 위해 일원화했어요.> 복잡한 관리 체계를 통합하고 검사인력과 장비 를 서둘러 보강하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유해 농수산물이 국민건강을 위협할지 모를 일입니 다.

SBS 서경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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