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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살인 밝혀

입력 : 2000.09.06 20:00|수정 : 2000.09.06 20:00


◎앵커: 영원히 감춰질 뻔 했던 강도 살인극이 태풍 때문에 전 모가 드러났다. 마치 추리소설에서나 등장할 법 한 얘기가 실제로 있었습니다. 표언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용인시 포곡면에 있는 한 저수지입니다. 저수 지 관리인 이진훈 씨는 지난 5일 태풍 프라피 룬이 몰고 올 호우에 대비해 저수지 물을 모두 빼내다 바닥에서 이상한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이진운(용인시 포곡면): 저수지에 마차가 빠졌 더라, 그러니까 몇 명이서 같이 올라왔어요. 와 보더니 승용차다, 이건. 그래서 이건 신고해야 된다고 그러더라고, 승용차라고...> 저수지에서 건져 올린 승용차 뒷 트렁크에는 심하게 부패된 30대 남자의 시신이 들어있었습 니다. 시신의 양 손과 입은 테이프로 꽁꽁 묶여 있었습니다.

살인사건으로 결론을 내린 경찰은 부검과 차적조회를 통해 숨진 사람이 지난 97 년 4월 가출 신고된 36살 최 모씨인 것을 밝혀 냈습니다. 그리고 3일 만에 근처 마을에 사는 22살 권 모씨 등 2명을 용의자로 긴급 체포했 습니다.

<윤여국(용인경찰서 강력반장): 사건 직후에 피 해자 핸드폰을 피의자들이 사용했는데, 그 당시 한 150여 회 핸드폰 수사하던 중에 피의자들 인적사항이 나와서 검거하게 된 것입니다.> 권 씨 등은 지난 97년 4월 자신들이 일하던 용 인의 한 단란주점에서 술에 취해 있던 최 씨를 살해한 뒤 현금 15만원과 신용카드를 빼앗고 승용차 트렁크에 최 씨를 넣은 채 저수지에수 장시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피의자: 항상 불안하고 걱정되고 잠도 못 자 고 그런 식이었어요. 묘하게도 지금은 마음이 편해요.> 자칫 완전히 숨겨질뻔 했던 살인사건은 태풍 프라피룬 때문에 3년 5개월만에 전모가 드러났 습니다.

SBS 표언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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