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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없는 한가위

입력 : 2000.09.12 20:00|수정 : 2000.09.12 20:00


◎앵커: 새천년 들어 처음 맞는 한가위, 하지만 아쉽게도 보름 달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태풍 때문에 온 종일 하늘은 잔뜩 찌푸렸지만 성묘객들의 모습은 환 하기만 했습니다. 한가위 표정, 표언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침 일찍 차례를 지낸 시민들은 서둘러 성묘길에 나 섰습니다. 정성스럽게 조상의 묘소를 손질하고 준비해 온 음식을 차려 놓습니다. 새벽에 출발 했지만 한 시간이면 도착할 거리를 6시간 만에 도착한 묘소. 절을 올리면서 인자했던 조상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김진호(경기도 수원시): 남아 있는 저희 형제 들이라도 우애있게 지내고 어머니 잘 모시고 하는 게 아버님한테 작게나마 효를 행하는 그 런 게 아닌가...> 이렇게 오늘 하루에만 서울 근교의 공원묘지에 는 10만명이 넘는 성묘객이 몰려들었습니다. 때 문에 수도권 대부분의 국도가 하루 종일 심한 몸살을 앓았습니다. 비록 성묘길은 막히고 짜증 나는 길이었지만 창밖에 펼쳐진 무르익은 곡식 을 바라보며 시민들은 한가위의 넉넉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성묘객: 밀릴 거 예상했지만 자손이니까 당연 히 참고 인내하고 갑니다.> 이렇게 모두가 고향을 찾고 조상의 묘소를 찾 은 시각. 서울 도심의 상가는 문을 걸어 닫았고 거리는 텅 비었습니다.

그러나 고궁이나 시민공 원 등에는 화사한 한복을 입은 가족들이 나들 이를 나와 민속놀이를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수확의 풍성함을 조상의 덕으로 돌 리며 감사하는 시간이었기에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늘 한가위는 따뜻하고 넉넉한 하루 였습니다.

SBS 표언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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