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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번호도 특권

입력 : 2000.09.18 20:00|수정 : 2000.09.18 20:00


◎앵커: 자동차의 차량번호는 컴퓨터 추첨에 의해서 구청이 정 해주는 대로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국회의원들의 차량번호 중에는 이른바 눈에 띄 는 번호가 유난히 많아서 의혹이 일고 있습니 다. 보도에 이홍갑 기자입니다. .

○기자: 오늘 낮 국회의원회관 앞 주차장, 한 여당 의원의 차 는 8000번의 번호판을 달고 있습니다. 바로 옆 야당 모 의원의 차량번호는 3333번입니다..

국회 에 등록된 의원 차량 가운데 2000번과 3000번, 6000번 등 1000단위로 떨어지는 차량번호를 가 진 의원들은 모두 6명. 3000번과 8000번의 경우 는 번호를 배정받은 의원이 각각 두 명씩 있습 니다. .

또 3333같이 같은 숫자가 계속된 번호와 2345, 4567같이 연달은 숫자로 된 번호, 1313, 7474 등 두 자리 숫자 조합번호, 1500, 9900 등 100단위 숫자번호까지 이른바 좋은 번호를 받 은 의원을 모두 합치면 무려 50여 명에 이릅니 다..

국회에 등록된 의원 차량이 273대니까 5명 에 한 명꼴로 이른바 좋은 번호를 갖고 있는 셈입니다. 구청 차량등록계나 각 시도 차량등록 사업소는 컴퓨터 추첨에 의해 차량번호를 배정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인이라면 대단히 운 이 좋아야만 받을 수 있는 이런 번호들이 어떻 게 국회의원들에게만 집중적으로 배정될 수 있 을까. .

<의원 보좌관: 7500, 7800번 나가고 있다 그러 면 일단 봐서 홀드를 하겠죠.>.

<번호 빼준다는 거예요?>.

<순서를 8000번 접수로 해 주는 거죠.>.

관할 구청측이 알아서 해 줬다고 주장하는 의 원들도 있지만 구청측은 간접적인 압력이 있음 을 시인합니다. .

<구청 담당직원: 국회의원이 번호 달라고 하는 데 거절할 수 있는 직원 거의 없죠.>.

법을 만들고 모범이 돼야 할 국회의원. 민생은 외면한 채 자신들의 특권만을 챙기려는 일부 의원들 때문에 정치에 대한 불신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

SBS 이홍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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