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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뇌물공사

입력 : 1997.12.11 20:00|수정 : 1997.12.11 20:00


바로 이런 공무원들 때문에 지금 나라가 이 지경이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한국도로공사와 고속도로 관리공단 간부들이 고속도로 공사와 관련해 건설업자들과 이권과 뇌물을 주고 받다가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특히 이들은 1억원이 입금된 '뇌물통장'까지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성구, 김도식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연간 천억원대의 고속도로 보수공사를 자회사인 고속도로 관리공단에 발주합니다. 문제는 공단이 다시 업자들에게 하도급을 주는 과정이 온통 뇌물과 특혜로 얽혀 있다는 점입니다. 검찰이 경부고속도로 판교인터체인지 보수 공사를 비롯해 최근 2년 동안 시행된 8개 주요 공사 발주 과정을 수사한 결과 비리가 없었던 공사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업자들이 뇌물용 비자금을 조성하는 방법중의 하나는 이렇게 비탈면을 깍아내리는 공사를 하면서 실제보다 가파른 것처럼 설계도면을 조작한 뒤 공사비를 더 많이 책정받는 것입니다" 뇌물은 부실공사로 이어집니다.

지난해 11월에 마무리된 서해안 26킬로미터 지점 비탈면 공사의 경우토사가 흘러내리는 바람에 3개월만에 복구공사를 벌여야 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렇게 뇌물이 오간 부실공사에 한국도로공사 이응진 건설본부장과 김호연 총무본부장 등 고위 간부와 신옥수 고속도로관리공단 사장이 앞장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이들을 포함해,업자들로부터 모두 3억4천5백만원의 뇌물을 받은도로공사와 공단의 전현직 간부 11명을 적발해 7명을 구속 기소했습니다. 또 이들에게 뇌물을 건넨무면허 건설업자 김창룡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최근 대선을 앞두고 공직사회가 어느 정도 이완되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검찰은 경제적 파장을 우려해 수사 대상을 극히 한정했다고 밝히고 있어결국 이번에 드러난 뇌물비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분석입니다. SBS 박성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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