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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뱅킹 악용 10억 빼내

입력 : 1997.12.25 20:00|수정 : 1997.12.25 20:00


손님이 은행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컴퓨터를 통해 계좌이체나 잔금확인을 하는 게 PC뱅킹입니다. 은행원 2명이 컴퓨터를 조작해 고객들 예금에서 거액을 빼내 달아나은행의 공신력을 뒤흔든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홍순준 기자의 보돕니다.

기업은행 서울 중화동 지점의35살 이계상 대리와건대역 지점 30살 홍순옥 씨는 서로 짜고지난 20일 토요일 오전에고객 5명의 계좌번호로 몰래PC뱅킹 계좌를 개설했습니다.토요일 업무가 끝나자마자이들은 PC를 이용해 고객들의 계좌에서 10억 2천만원을 빼돌려 미리 만들어 둔 친인척 이름의 130여개 PC뱅킹계좌로 이체시켰습니다.

이씨 등은 은행업무가 끝난 주말에서울과 경기도 일대의 현금자동지급기를 돌며천 6백여차례에 걸쳐 돈을 인출했습니다. 이 대리의 부인 김금난 씨도현금지급기에서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돈을 빼내는 모습이 폐쇄회로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PC뱅킹은 밤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데다,현금카드로는 휴일에도 돈을 빼낼 수 있다는 편리한 점이오히려 범죄에 악용됐습니다. 이 대리는 범행 뒤에은행에 전화를 걸어 사실을 알려주고'잘 수습하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이 대리의 부인 김 씨와 두 자녀,여행원 홍 씨는 지난 21일 미국행 비행기를 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대리의 행방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빼간현금 10억2천만원의 환전관계를 조사하면서 범행 동기와 공범이 더 있는지에 대해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측은 계좌를 이용당한 고객들에게는 피해가 안가도록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본분을 망각한 은행원들로은행의 생명인 공신력은 상처를입었습니다. SBS 홍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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