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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경고 묵살

입력 : 1997.12.26 20:00|수정 : 1997.12.26 20:00


외환위기가 한 풀 꺾여 천만 다행입니다만이 시점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어쩌다가 이런 지경에 도달하게됐느냐 하는문제일 것입니다. 이와관련해 재경원의 한 핵심과장이 이번 외환위기는 재경원에 책임이 있고특히 재경원의 고위관계자의 책임이 크다는발언을 했습니다. 유 원식기자가 보도합니다.

재정경제원의 핵심중의 핵심인 금융정책실.바로 그 금융정책실의 꽃으로 불리는금융정책과장직은 책임과 권한이 막중한 대신승진과 출세도 보장되는 자리입니다. 임창열부총리가 취임하면서 이루어진지난초 인사에서 금융정책과장이였던 김규복과장이본부대기로 물러나게 됩니다. 이 선으로 물러나 잠시 여유가 생긴 김규복씨가최근 우리나라 5대그룹 가운데 한 그룹의사장단회의에서 연사로 참석해IMF 구제금융을 받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김규복과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3월에 처음 외환위기가 올 것이라는 경고를결재라인을 통해 보고했으며그 이후에도 외환위기를 상층부에 계속 보고했다고 실토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경고는 묵살되고심지어 상층부에서는 그말이 새어나가면모두 죽는다는 식으로 외환위기의 비밀이밖으로 새는 것을 막았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밝혔습니다.

특히 기아사태이후금융기관들이 받을 수 없는 채권이무려 14조원에 이르렀고10월에는 28조원으로 급증했는데도재겨원에서는 효과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스스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외환위기의 주원인인 종합금융회사 처리 문제를 실무선에서 계속 건의했으나재경원 고위층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므로써위기는 증폭시키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규복과장은 결국 외환위기에 이어IMF 구조금융까지 이르러국가부도 직전까지 가게 된 전적인 책임은재정경제원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재경원의 핵심 실무자인 김규복 전 금융정책과장의 이같은 발언은아랫사람으로 윗 사람을 설득하지 못한 자책감과고위층의 명령에 따라 외부에 말도 하지 못한개인적인 비굴함이 어우러져 나온 발언으로한 참석자는 전했습니다.

당시 재경원의 책임자는부총리 강경식, 차관 강만수, 금융정책실장 윤증현,금융총괄심의관 원봉희씨가 있었습니다. SBS 유원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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