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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바쳐야 치료(기동취재)

입력 : 1998.05.31 20:00|수정 : 1998.05.31 20:00


산업재해 환자들의치료와 장애등급 판정을 미끼로일부 산재병원 간부들이 환자들로 부터거액의 돈을 뜯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을 하다 몸을 다친 것도 서러운데뇌물을 바쳐야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황당한 속사정을 기동취재팀 최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높은 장애등급을 받으려면 돈을 바쳐라. 경기도 부천의 한 산재병원 간부들이불구가 된 산업재해 환자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한 환자가 최근이 병원 간부 조 모씨를 만났습니다. 먼저 입조심 다짐을 받은 뒤돈 얘기가 은밀히 이어집니다. 또 다른 산재환자.

병원간부 조씨에게 뇌물로 4백만원을 건네고 보상금으로 3천만원이 나오는6급 장애 등급을 받았습니다. 두달마다 있는 이른바 치료 연장 결정을 앞두고는상당수의 경우 2십만원에서 5십만원 정도씩건네집니다. 일부 환자들이 잘봐달라며 병원간부에게 건네준 10만원권 자기앞 수표의 복사본입니다.

병원간부들은다른 병원에서 환자들을스카웃 해 오기도 합니다. 일단 산재환자로 등록이 되면근로복지공단에서 병원치료비와 휴업급여 등이 지급됩니다. 때문에 병원들 사이에서 환자를 끌어가려는 쟁탈전까지 벌어집니다. 피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간부들은 그러나 이미 자리를 비웠고,환자들은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합니다. 금전거래 사실이 드러날 경우환자 자신들에게까지 피해가 돌아 올 것을염려해섭니다.

이런 금품 갈취행위가 벌어지는 또 다른 이유는산재등급을 관리하는 근로복지공단의 허술한 감독 체계 때문. 환자 상태를 판정할 수 있는전문적인 능력이 없는 공단으로서는심사에 참여하는 의사의 말을믿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근로복지공단에서 운용하는산재보험금은 연간 1조 5천억원. 철저한 감독이 뒤따르지 않는 한보험금 분배를 둘러싼 산재병원측의 금품 갈취행위는 근절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기동취재 2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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