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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낙찰계 성행

입력 : 1998.06.02 20:00|수정 : 1998.06.02 20:00


주부들이 단기간에 돈을 불릴 수 있다는 꾐에 빠져 사행성 낙찰계에 들었다가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낙찰계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피해규모를 추정하기 조차 어렵다는 점입니다. 최원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 강남역 부근입니다. 한때 이 곳 주변에서 성행했던 금융 피라미드가 당국의 철퇴를 맞자 2년 전 부터 신종 낙찰계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낙찰계는 보통 계주를 포함해 11명으로 구성됩니다. 천만원짜리 3일계의 경우,5월 1일이 계를 시작한 날이라고 가정하면계주는 이 날 계원 10명으로부터백만원씩 천만원을 우선 챙깁니다. 사흘 뒤인 4일. 계원들이 다시 모여 입찰을 합니다. 최저가를 써낸 사람이 곗돈을 타게 되는데 8백만원이 최저가면 나머지 10명이 80만원씩 내서 8백만원을 줍니다. 3일마다 같은 방식으로 낙찰이 이뤄집니다. 5월 31일이면 계가 다 끝나고 맨 마지막 사람은 입찰없이 천만원을 타게 됩니다. 듣기에 그럴 듯 하지만 실제 운영은 딴 판입니다.

계주들이 이런 초단기 낙찰계를 50-60개씩 운영하면서중간에 계를 깨거나 유령 계원을 내세워 수억대의 돈을 가로챘습니다. 특히,폭력배들을 해결사로 고용해 곗돈을 붓지 못한 50,60대 부녀자들을 협박,폭행까지 했습니다. 검찰은 오늘 불법 낙찰계 조직 4곳 14명을 적발해4억여원을 챙긴 동아곗방 53살 염동석씨 등 4명을 구속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에서만 억대규모의 낙찰계가5천여개나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울 교대역부터 테헤란로에 이르는 주요 빌딩에는 이런 곗방들이 성업 중입니다. 이런 낙찰계는 어느 한 쪽에서 문제가 생기면 연쇄적으로 깨질 수 밖에 없어 피해 액수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시민들의 주의가 요망됩니다.

SBS 최원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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