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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사흘

입력 : 1998.06.05 20:00|수정 : 1998.06.05 20:00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오늘 외환위기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IMF 지원 요청 문제를 놓고 지난해 11월 중순 사흘 동안 청와대에서 일어났던 일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김도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해 11월10일 오후. 홍재형 전 부총리가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외환 사정의 심각성을 처음 알립니다. 김 전 대통령은 깜짝 놀랍니다. 김 전 대통령은 하루 뒤 이경식 한국은행 총재에게서 국가 부도의 위기 상황임을 확인합니다. 이 총재는 "IMF에서 돈을 빌려야 하니 김인호 수석을 채근하시라"고 말합니다.

다음날인 11월12일. 윤진식 청와대 조세금융비서관이 김 전 대통령을 직접 찾아가 IMF로 가야 한다고 보고합니다. 김 전 대통령은 김인호 수석이 이런 내용을 보고 받았지만묵살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부총리와 경제수석 경질을 결심합니다. 윤 비서관이 홍재형씨와 강만수 재경원 차관을부총리와 수석으로 추천하자,김 전 대통령은 홍재형씨는 국민신당에 입당해 곤란하고임창렬 장관이 어떠냐고 되묻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외환상황을 계속 점검해 이틀 뒤인 14일 IMF행을 최종 결정합니다.

검찰은 이런 과정을 볼 때 강경식.김인호씨가 처음부터 상황을 정확히 보고했더라면 사태가 이렇게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강경식씨가 개인 컴퓨터에 적어놓은 비망록을 보면 이런 기대는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강 전 부총리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경제에 대한 이해는 수준 이하며전혀 알아듣지 못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검찰은 오늘 강경식.김인호 두 사람을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하고 외환위기 수사를 마무리했습니다.

SBS 김도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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