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후유증을 겪고 있는 사람의 고통은 말로 다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합니다. 베트남전 때 고 엽제에 노출돼서 참담한 고통 속에 있는 한 피 해자를 정명원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 69년, 해병 청룡부대원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51살 이봉구 씨. 1남 1녀를 둔 가장으로 열심히 살던 유 씨는 지난 95년부터 갑자기 손이 떨리 기 시작하더니 얼마 안돼 온몸이 마비돼 버렸습 니다. 입과 혀가 자주 마비돼 말을 할 수도, 제 대로 먹을 수도 없는 이 씨. 아내가 생계를 맡 은 뒤부터는 형수의 간병을 받고 있습니다.
<김옥제(이봉구 씨 형수): 어떤 때는 먹다가 눈 을 뒤집어 써요. 목에 가서 꽉 걸려서, 기도에 걸려서... 제일 소원이 음식만 좀 먹었으면 좋겠 어, 이것만 마비가 아니어서...> 그 동안 음식물이 목에 걸려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간 것만 해도 수십차례, 혼자서는 화장실도 갈 수 없기 때문에 잠시라도 한 눈을 팔면 소변 이나 대변이 방 안에 가득 찹니다. 병의 원인도 모른 채 병원을 옮겨 다니기를 수십개월, 말초 신경염 진단을 받은 이 씨는 베트남전에 같이 참전했던 동료를 만나고서야 고엽제 후유증이라 는 것을 알았습니다.
<김옥제(이봉구 씨 형수): 그것도 무척 힘들었 죠. 우리는 그 생각도 또 못하고, 저 양반이 그 런 고엽제라고 생각은 못했고 그저 무슨 풍인 지...> 이 씨는 보훈처에 2급 고엽제 후유증 환자 판정 으로 매달 100여 만원 정도의 보상금과 보훈병 원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죽을 때까지 겪어야 할, 그리고 가족들 이 감당해야 할 고통은 호소할 길이 없습니다.
SBS 정명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