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주도

◎앵커: 그렇습니다. 이런 쟁점들은 피해보상의 책임소재와 맞 물려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그런데 주한 미군의 비밀보고서에는 미국에 책임이 있는 것 으로 볼 수 있는 내용들이 꽤 있습니다. 계속해 서 이민주 기자입니다.

○기자: 고엽제가 비무장 지대에 뿌려진 시기는 1968년과 69년, 그러나 고엽제 살포 구상은 이보다 5년 전에 시 작됐습니다. 1963년과 65년, 미 1군단과 2사단은 비무장지대에서 정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강력한 제초제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차례로 UN 사 령관에게 제안합니다.

이 제안들은 받아들여지 지 않았지만 2년 뒤인 67년, 마침내 살초제 실 험이 이루어 집니다. 미 8군 본부는 고엽제 살 포에 대한 우리나라와 제3국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살초제를 시험적으로 뿌려봤다고 주한 미 군 비밀보고서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비무장지 대에 뿌릴 살초제의 종류도 우리 정부와 협의하 지 않고 미국이 주도적으로 결정했습니다. 1967 년 3월, 살초제 실험 전문기관인 미국 매릴랜드 주 데추릭 기지내 식물과학 연구소 대표들이 현 장조사를 위해 비무장 지대를 찾습니다.

그리고 다이옥신이 든 맹독성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 를 주한 미군에게 추천하자 그대로 결정됩니다. 고엽제를 사용하도록 먼저 요청한 쪽도 미국입 니다.

지난 67년 9월 주한 미군이 미 국무성의 승인을 받아 당시 우리 정부의 정일권 국무총리 에게 고엽제 사용을 승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사실은 고엽제 살포가 미국의 주도로 이루어졌 다는 사실을 반증합니다.

<정 에스라(재미 변호사): 특히나 DMZ지점의 실제적인 군사 작전권은 미국이죠. 그러기 때문 에 미군의 그런 결정 없이는, 명령이 없이는 이 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죠.> 미 국방성의 주장과 주한 미군 스스로가 작성한 비밀보고서. 오늘 발표된 양국 국방부의 입장 만큼이나 엇갈리는 부분 투성입니다. SBS 이민 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