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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원 가려 방화

입력 : 1999.12.07 20:00|수정 : 1999.12.07 20:00


◎앵커: 가출한 10대 소년이 이곳 저곳에 불을 지르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배가 고파서 소년원에 가고 싶었 다, 이게 소년이 불을 지른 까닭이었습니다. 전 주방송 권대성 기자입니다.

○기자: 주차장에 세워둔 승용차 2대가 불에 탔습니다. 아파트 입구 약국과 포장마차에서도 잇따라 불이 났습 니다. 지난 3일 새벽 전주시 평화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나흘 만에 붙잡힌 연쇄방화 용의자는 14살 짜리 가출소년 이 모 군.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차라리 소년 원에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불을 질렀다며 고개를 떨궜습니다.

<이 모군(용의자): 한 달 전에 집을 나왔는데 밖에서 생활하다 보니 춥고, 배고파서... (소년원 에)가고 싶어서...> 7년 전 어머니를 잃은 이 군은 아버지마저 교통 사고로 입원하자 무작정 집을 뛰쳐나왔습니다. 이 군은 집을 나온 뒤 건물 옥상이나 이곳처럼 방치된 포장마차에서 추운 겨울밤을 보냈습니 다. 광고전단을 돌려 푼돈을 모아보기도 했지만 하루하루가 힘겹기만 했습니다.

<이 모군(용의자): 가고 싶었는데 막상 가려고 하니까 아버지 문병도 걱정되고 학교친구도 생 각도 나고...> 무모한 10대는 바라던대로 소년원으로 가게 됐 지만 흐르는 눈물을 끝내 참아내지는 못했습니 다.

JTV 뉴스 권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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