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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박힌 유적

입력 : 1999.12.18 20:00|수정 : 1999.12.18 20:00


◎앵커: 중국에 있는 고구려 문화유적들이 크게 훼손돼 완전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남달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중국 길림성 지반시. 광개토대왕릉으로 추정되는 고구 려 고분입니다. 희끗희끗 눈쌓인 능 한켠에는 대형 고압선 전신주 3개가 박혀 있고 어지럽게 널린 전선줄이 보입니다. 바로 옆에 들어선 대 형공장으로부터는 오폐수가 흘러듭니다. 능도 봉분 형체만 남아 있을 뿐 주변은 벌써 무너져 내린 듯 푹 꺼져 있습니다. 만주 벌판을 호령하 던 조상의 웅기와 기백이 이렇게 초라한 모습으 로 잠들어있습니다.

이곳으로부터 400m쯤 떨어 진 장군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석축은 금방이 라도 허물어져 내릴 듯 어설프게 얽혀 있고 마 지못한 듯 한 쪽에는 철선으로 묶어 놓았습니 다. 이 화면들은 대구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권혁종 씨가 지난주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권 씨는 고구려 후손의 한 사람으로서 수치심을 느 꼈다면서 천신만고 끝에 중국 당국으로부터 전 신주를 옮기기로 허락받았다고 말합니다.

<권혁종대표(테마여행사): 누군가가 해야 될 일 이지만요. 아무도 나서지 않고 그래서 개인적으 로 일을 하게 됐구요. 그래서 지금까지 추진상 황으로 보면 거의 한 70%, 이제 내년 4월 말까 지 100% 완공을 계획하고 있구요.> 우리의 자랑스런 옛 땅 고구려와 귀중한 문화유 산. 흔적도 없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지만 정 부 차원의 대책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SBS 남달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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