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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8NEWS] "재수 형님 뒤 잇겠다" 했는데…한동훈이 가져갔다…이유가 '소름'

00:00 인트로
00:43 시장은 전재수, 국회는 한동훈
01:54 '한동훈 효과?', '전재수 효과'?
04:35 캐스팅보트 '만덕2동' 분석해보니
05:44 사전투표와 당일투표, 정반대의 결과, 왜?
08:13 한동훈 표 분석해봤더니, 이런 승리 공식이?

이번 6·3 지방선거 부산은 8년 만에 민주당 시장을 맞았습니다. 전재수 당선인이 현역 박형준 시장의 벽을 넘었거든요. 전국 광역단체장도 민주당 12 대 국민의힘 4, 큰 흐름은 분명 민주당이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같은 부산에서 정반대 결과가 나온 동네가 있습니다. 바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 북구갑이에요. 역대급 규모, 전국 14곳에서 치러진 이번 보궐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였죠. 선거 전 저희가 던졌던 질문은 이거였습니다. '전재수가 빠진 부산 북구갑은, 과연 어떤 동네일까', 그 답이 이번 개표 데이터에 담겨 있었습니다.

1. 시장은 전재수, 국회는 한동훈
북구갑은 8개 행정동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지도, 왼쪽이 시장 선거, 오른쪽이 국회 보궐선거예요. 왼쪽을 보면 8개 동이 전부 파란색, 시장은 모든 동네에서 전재수 후보가 이겼습니다. 그런데 오른쪽으로 눈을 옮기면, 똑같은 8개 동이 통째로 빨간색이에요. 국회의원은 모든 동네에서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이겼습니다. 단 한 곳의 예외도 없이요. 이게 무슨 말이냐? 같은 동네, 같은 유권자가 시장 투표지엔 전재수, 보궐선거 투표지엔 한동훈을 적은 겁니다. 이른바 '교차 투표'. 그렇다면 왜, 두 장의 투표지에 서로 다른 이름을 썼을까요. 열쇠는 '전재수 효과'에 있습니다. 국회 보궐선거만 따로 보겠습니다. 색이 진할수록 한동훈 후보가
크게 이긴 동네입니다. 덕천2동이 7.2%포인트로 가장 진하고, 가장 옅은, 그러니까 가장 아슬아슬했던 곳이 만덕2동입니다. 한동훈 후보가 단 1.1%포인트 차로 가까스로 이겼습니다. 그런데 이 만덕2동, 시장 선거에선 전재수 후보가 압도했던 동네입니다.

2. '한동훈 효과?', '전재수 효과'?
선거 전 저희는 지난 10년, 8번의 선거 데이터로 '전재수 효과'를 평균 13.9%포인트로 추정했습니다. 보수 우세인 북구갑에서 '전재수'라는 이름 하나가 끌어올린 진보표의 크기죠. 이번엔 그걸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유권자가 시장과 국회 보궐선거 두 장에 동시에 투표했기 때문입니다. 이 그래프, 점이 두 개씩이죠. 진한 파란 점이 시장 전재수 후보 득표율, 옅은 파란 점이 같은 날 국회의원에 나선 민주당 하정우 후보 득표율입니다. 둘 다 같은 민주당인데, 점 사이가 쫙 벌어져 있습니다. 8개 동을 합치면 전재수 후보는 55.0%, 하정우 후보는 39.8% 같은 당, 같은 날, 같은 사람들인데 후보 이름만 바뀌자 15.2%포인트가 증발했습니다. 선거 전 추정보다 오히려 컸습니다. 동네별로 봐도 8개 동 모두 14에서 16%포인트로 차이가 일정했습니다. 가장 많이 빠진 곳은 구포1동, 16.3%포인트. 흥미로운 건 만덕2동입니다. 전재수 58.2%, 하정우 42.1%로 둘 다 8개 행정동 중에서 가장 높았는데도, 두 사람 사이엔 16%포인트 간극이 그대로 벌어져 있었습니다, 민주당 지지가 가장 두터운 동네에서도, '전재수'라는 이름값만큼은 옮겨가지 못한 겁니다. 과거와도 비교해 볼까요. 2년 전 22대 총선, 그때 전재수 후보 득표율과 이번 하정우 후보 득표율을 동네별로 견준 지도입니다. 화살표가 오른쪽 빨간 쪽으로 누우면 민주당 표심이 그만큼 빠졌다는 뜻, 길수록 많이 빠진 거예요. 보시면 8개동 행정동 화살표가 전부 오른쪽으로 누웠습니다. 단 한 곳의 예외도 없이 민주당 표가 빠졌다는 뜻입니다. 8개 동에서 전재수 후보가 얻었던 51.3%가 하정우 후보에선 39.8%로, 즉 11.5%포인트가 빠졌습니다. 그리고 화살표가 가장 길게 누운 곳, 낙폭이 가장 컸던 곳은 역설적이게도 전재수 후보가 가장 강했던 만덕2동, 마이너스 12.7%포인트였습니다. 전재수라는 이름이 가장 짙게 밴 동네일수록, 그 이름이 빠지자 가장 크게 출렁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3. 캐스팅보트 '만덕2동' 분석해보니
선거 전 데이터가 캐스팅보트로 지목한 곳이 바로 이 만덕2동입니다. 신만덕의 신축 단지, 가장 젊은 평균 연령, 북구갑에서 유권자가 가장 많은 동네. 부산이 어디로 출렁여도 늘 평균보다 한 발 더 진보 쪽에 서 있던 곳이 바로 이 곳입니다. 한동훈 후보가 만덕 일대에 거점을 둔 것도, 이 부동층을 노린 포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는 절반만 예측대로였습니다. 만덕2동은 8개 동 중에서 가장 박빙이긴 했습니다. 한동훈 후보가 단 1.1%포인트 차로 눌렀으니까요. 숫자를 더 들여다보면 결이 좀 다릅니다. 만덕2동은 8개 행정동 가운데 하정우 후보 득표율이 42.1%로 가장 높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하정우 후보의 마지막 보루였던 곳이기도 하죠. 22대 총선 때 전재수 후보가 54.8%라는 가장 높은 지점에서 출발한 데다, 민주 베이스가 두터운 덕분에, 가장 많이 빠지고도 끝까지 가장 좁게 승부를 남긴 겁니다.

4. 사전투표와 당일투표, 정반대의 결과..왜?
이번 보궐의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또 있습니다. 바로 '언제 투표했느냐'에 따라서 정반대 결과가 나왔거든요. y축의 0 위로 빨간 막대면 한동훈 우세, 아래로 파란 막대면 하정우 우세예요. 맨 왼쪽 당일투표를 보세요. 한동훈 후보가 6,771표 앞섰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두 칸, 관내사전과 관외사전은 파란색입니다. 하정우 후보가 각각 3,755표, 그리고 1,591표 앞섰습니다. 사전투표만 따로 합치면 하정우 후보가 18%포인트로 압승입니다. 하지만 하정우 후보는 사전투표를 이기고, 한동훈 후보는 당일투표를 이긴 선거였습니다. 승부를 가른 건 어느 표가 더 많았느냐. 당일 표가 5만 2천여 표로 사전 표 2만 9,600여 표보다 훨씬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모든 막대를 다 더한 최종 격차가, 맨 오른쪽, 한동훈 후보 1,392표 승리로 끝났습니다. 동네 성격과 상관없이 일정한 이 격차는, '어느 동네냐'가 아니라 '누가 미리 투표장에 나오느냐'의 문제였던 겁니다. 흔히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에 유리하다는데, 정작 이긴 쪽은 보수가 결집한 한동훈 후보였습니다. 왜일까요, 열쇠는 사전투표입니다. 이번 북구갑은 사전투표 비율도 높았거든요. 전체 투표의 36%, 유권자로 따지면 4명 중 1명꼴인데, 역대 최고였던 전국 사전투표율 23.5%도, 부산 평균 21.3%도 웃도는 수치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전투표함을 채운 건 하정우 후보 지지층이었습니다. 그는 사전에서 54.9%를 얻고도 당일엔 33.4%에 그쳐, 표가 '미리 마음을 정하고 일찍 투표소로 간 진보 결집층'에 쏠려 있었습니다. 사전과 당일 차이가 21.5%포인트나 됐죠. 쉽게 말하면, 진보는 사전투표로 지지층을 단단히 결집시켰습니다. 하지만 그건 '이미 자기 편'인 표를 모은 것이지, 중도·무당파까지 끌어오는 '확장'은 아니었던 겁니다. 전체의 64%를 차지한 더 큰 당일 투표함에서 한동훈 후보가 13%포인트 차로 앞섰기 때문입니다.

5. 한동훈 표 분석해봤더니, 이런 승리 공식이?
한동훈 후보가 얻은 43.9%가 어디서 왔는지 뜯어보면 답이 나옵니다, 보수 기반에서 온 표가 약 27.5%포인트, 시장 선거에선 전재수 후보를 찍었던 스윙표가 약 16.3%포인트로 추정됩니다. 승리 연합의 3분의 2는 보수표, 3분의 1은 전재수에게 시장을 줬던그 유권자 표심이었던 거죠. 한동훈 후보는 한쪽 진영의 후보가 아니라, 양쪽 진영의 표심을 함께 흡수했던 후보였던 셈입니다. 이 결집은 선거 전 여론조사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이 세 개 선이 세 후보 지지율 흐름입니다. 파란 선 하정우, 회색 선 한동훈, 빨간 선 박민식 후보입니다. 4월 말만 해도 한동훈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던 박민식 후보가, 5월 내내 흘러내려서 막판엔 10%대 중반까지 주저앉았습니다. 반대로 한동훈 후보는 20%대에서 40% 안팎까지 치솟아 보수의 단일 주자로 굳어졌어요. 박민식 후보는 전재수 당선인과 12년에 걸쳐 네 번 맞붙어 2승 2패를 주고받은, 이 지역의 오랜 맞수입니다. 그런데 박민식 후보는 자신의 오랜 본진이라던 덕천1동에서조차 17.0%, 3등에 그쳤습니다. 보수 본진 덕천 일대의 결집 자체는 여전했습니다. 덕천 3개 동의 보수 진영 합산 득표율은 62%로 8개 동 중 가장 높았으니까요. 다만 그 결집의 더 큰 몫이 공식 후보 박민식이 아니라 무소속 한동훈에게 돌아갔습니다. 덕천 3개 동에서 한동훈 44.5% 대 박민식 17.4%였어요.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는 끝내 무산됐고, 본투표 하루 전엔 또 다른 무소속 후보가 사퇴하며 박민식 지지를 선언했지만, 흐름은 이미 기울어진 뒤였습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표가 모이자 '사표 방지' 심리 속에, 보수 유권자들은 공식 후보가 아니라 인물 한동훈에게 결집한 거죠. 실제로 보수색이 짙은 당일 본투표에서 한동훈 후보 46.5%는, 박민식 후보 20.1%를 두 배 넘게 앞섰습니다. 그럼 이 교차투표가 헷갈려서 생긴 실수였을까요. 아닙니다. 시장 후보는 민주당을 찍으면서 국회의원 투표는 그냥 건너뛴 표가, 8개 동을 통틀어 94표, 0.1%에 그쳤습니다. 이 보궐선거가 끝내 증명한 건, '전재수 효과'가 정당의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것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진보의 자산도, 보수의 결집도, 정당의 깃발이 아니라 사람의 이름 앞에서 갈린 겁니다. 다음 선거에서 이 8개 동이 한동훈의 이름으로 다시 묶일지, 민주당이 잃은 인물표를 새 얼굴로 채울지, 아니면 본래의 보수로 돌아갈지. 북구갑의 표심은 전재수라는 '이름'에서, 한동훈이라는 '과제'로 넘어갔습니다.

(취재 : 배여운,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설민환, 영상편집 : 장유진, 디자인 : 이수민·육도현,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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